일본의 선조 집단이 한반도를 경유한 도래인(渡來人)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기존 학설을 방증하는 연구가 일본에서 잇따라 나왔다.
이같은 연구들은 기원전 5~4세기 중국 전국시대의 혼란을 피해 대륙과 한반도로부터 다수의 도래인이 벼농사 기술을 갖고 일본 열도로 옮겨오면서 일본의 야요이(彌生)시대(기원전 3세기~서기 3세기)가 열리게 됐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돗토리(鳥取)대 의학부 이노우에 다카오(井上貴央) 교수팀은 벼농사 도입과 청동기 전래로 상징되는 야요이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DNA가 현대 한국인의 그것과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23일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돗토리대 연구팀은 야요이 시대 유적인 돗토리현 아오야가미(靑谷上) 절터에서 출토된 야요이인 유골의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배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야요이인 유골 29점 가운데 7점으로부터 DNA를 추출하는 데 성공한 뒤 그 중 4점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배열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이들이 한국의 현대인 및 혼슈(本州)의 일본인과 동일한 그룹에 속하는 것을 밝혀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로 이어지는데 이번에 분석된 4점은 모두 모계를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오야가미 절터 유적에는 당시 적어도 서로 다른 4개의 모계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도쿄(東京)대 의학부 인류유전학교실 도쿠나가 가쓰시(德永勝士) 교수는 인간의 6번 염색체 내에 존재하는 'HLA 유전자군'을 이용한 인간유전자(게놈) 정보를 비교연구한 결과, 일본 본토인과 가장 가까운 집단이 한국인과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도쿠나가 교수는 일본인, 한국인, 중국 조선족, 만주족, 몽골족 등 동아시아 12개 민족(집단)을 비교분석한 결과, 일본 본토인은 오키나와(沖繩)인이나 홋카이도(北海道)의 아이누족보다 한반도에 사는 한국인과 중국의 조선족에 가장 가까웠다고 밝혔다.
일본 본토인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HLA유전자 형태는 HLA-B52-HLA-DR2로 북큐슈(北九州) 지방에서 야마가타(山形)현에 이르기까지 12% 이상 존재했고, 몽골인에게서는 5~8%가 나타났다. 반면 HLA유전자는 오키나와인에서는 2%, 아이누족에서는 1%에 그쳤다.
도쿠나가 교수는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몽골과 중국 동북부에서 한반도를 거쳐 일본 열도 중앙부에 진출한 집단이 현재 일본 본토인의 뿌리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연구결과는 7월 도쿄대 출판부가 발간할 예정인 '공개강좌' 총서에 수록될 예정이다.
(도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