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은 졸부와 권력자들이 모여 밀실거래의 향연을 벌이는 천민(賤民)자본주의의 거점이다.신장개업한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 앞에 유명인들이 보낸 화환이 늘어서 있다.<a href=mailto:wjjoo@chosun.com>/주완중기자 <

세계 최고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中國)의 장수 지역은 어디일까?

2000년 실시된 중국의 제5차 인구조사에 따르면, 중국 북서부인
신장(新疆) 지역엔 1541명의 백세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 '세계의 장수지역과
제주도'에 중국 대표로 참가한 유영겸(劉永謙)
신강사회과학민족연구소장과 김병호(金炳鎬) 중앙민족대 교수는 "신장
지역에 사는 백세인 수는 중국 전체의 4분의1에 해당할 만큼 이 지역은
중국의 장수문화를 상징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 과일과 요구르트를 많이 먹는다

유영겸 소장은 지난 89년 19명의 장수 관련 전문가와 함께 121명의
초고령 인구를 만났으며, 이 중 백세인으로 판명된 33명(남자 9, 여자
24)에 대해 종합적인 분석을 시도한 이래 중국 장수인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결과를 발표해오고 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신장성 백세인들의 식생활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과일 섭취량이 많다는 점이다. 신장은 '과일의 고향'이라고 불릴 만큼
과일 생산량이 많고, 당도(糖度)도 높은 지역이라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신장 사람들은 해마다 평균 126.2㎏의 과일을 소비하며, 백세인들은 매년
200㎏ 이상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장성 백세인 31가구
가운데 23가구가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백세인들은
살구·복숭아·뽕·사과·포도·수박·오이 등을 주로 섭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호 교수는 "살구는 암(癌) 발병률이 낮기로 유명한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5월엔 뽕, 9~10월엔 포도와 사과, 겨울엔 말린 살구와 대추 등을
즐겼다.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특색이다. 신장성
위구르인들은 농번기의 경우 요구르트와 과일로 점심을 때우는 경우가
많으며, 손님이 오면 요구르트를 큰 대접에 담아 대접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신장 백세인 31명 가운데 23명(74%)이 "요구르트를 즐겨
먹는다"고 답했다. 또 육류 섭취량은 많지는 않지만 소고기와 양고기를
만두와 불고기 형태로 요리해 즐겨 먹었다. 그러나 전날 저녁에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었으면 아침이나 점심 때 담백한 야채를 섭취해 식단의
균형을 맞추었다. 과식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것은 우리나라
백세인들과도 닮았다. 신장성 백세인들은 이른 시간에 아침과 저녁을
먹었으며 저녁 식사 후에는 곧바로 잠자리에 들지 않는 전통도 있었다.
음주 경험이 없는 백세인은 90%였으며 흡연 경험이 없는 백세인도 71%나
됐다.

◆ 이혼과 재혼에 관대했다

위구르족은 부지런한 민족이다. 이들에겐 "노동은 입맛" "노동은
최고의 베개" "노동은 건강한 혈색을 낳는다"는 등의 속담이 있을
만큼 노동에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80~90세까지 텃밭에서 일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아(沙雅)현에 사는 104세 마목제(麻木提) 할아버지는
"매일 3㎞ 떨어진 시장에 장을 보러 가는 게 장수하는 비결"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또 신장 백세인들은 젊었을 때 다양한 취미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씨름·사냥·악기·노래·여행에서 비둘기 기르기,
투견(鬪犬)·투계(鬪鷄)까지 즐겼다. 유 소장은 "취미는 고민을
털어버리고 낙관적인 태도를 갖는 데 도움이 된다"며 "취미생활을 통한
정신적 안정은 장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혼과 재혼에 대해 관대한 위구르족의 혼인관도 장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위구르족은 "부부 사이가 화목하지 않으면 바로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배우자를 잃은 노인의 재혼에 대해선
무척 관대하다. 사야현의 106세 육목(肉牧·106) 할아버지는 80년간 함께
살아온 아내를 잃고 깊은 슬픔에 빠졌지만, 1년 뒤 26살 연하의 할머니를
소개받은 뒤 삶의 활기를 되찾았다고 한다.

신장 백세인 31명의 총 결혼 횟수는 165번이었으며, 이는 1인당 평균
5.3번 결혼했다는 의미다. 남자의 평균 결혼 횟수는 6.7번이었고 여자는
평균 3.1번이었다. 평생 단 한 번 결혼한 백세인은 31명 가운데 5명에
그쳤으며, 8번 이상 결혼한 사람이 6명이었다. 26번 결혼했다는
토이지(吐爾地) 백세인의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평생 명랑하고 솔직한
성격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신장성 백세인들은 평균 64년간 결혼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화목하지 않은 시기였다"고
지적한 기간은 7년에 그쳤다. 유 소장은 "위구르족은 부부 간 불화로
인한 정신적 시달림이나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덜 받았기 때문에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홀아비가 병에 걸리기
쉽다"는 이들의 속담처럼 원만한 결혼생활이 장수에 도움이 됐다는
의미다.

◆ 종교와 장수의 함수관계

10세기 무렵 이 지역에 전파된 이슬람교도 장수요인으로 꼽힌다. 신장성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위구르족은 이슬람교를 믿으며 하루 5번 이마와
코가 땅에 닿도록 절하는 예배를 올린다. 이들은 매일 예배를 올리는데
평균 2시간30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들의 예배는
정신적 안정과 매일 땀을 흘리는 운동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예배를 올리기 전에 몸을 씻는 '결신(潔身)행위'는 위생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손과 얼굴 및 생식기 부위를 주전자에 물을 담아 매일
씻으며 사용한 물은 재사용하지 않는다. 집게손가락을 사용해 치아를
닦는 습관은 잇몸의 혈액순환을 도와 잇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신장성 백세인들에게는 잇몸병이 드물었으며 대부분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 소장은 무엇보다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도가 이곳이
장수지역으로 꼽히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88년 위구르족
가구당 평균수입은 1600위안(200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위구르족
자식들은 가구 수입의 8분의1 이상을 노부모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성 백세인들은 평균 7명의 자식을 뒀으며, 자식들은 몇
달씩 돌아가며 백세 부모를 모셨다. 김 교수는 "돌궐 유목민들의 전통이
살아있는 위구르족은 연장자에 대한 복종과 존경이 중국 어느
소수민족보다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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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서부 신장성은

1인당 평균소득 300달러 이하
평균수명 76세 '선진국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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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신장성(新疆省)은 세계에서 바다가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 중 하나다. 대륙성 기후가 뚜렷해 연교차가 크며, 여름의
경우 "화로를 안고 수박을 먹는 곳"이란 속담이 있을 만큼 일교차도
크다. 면적은 한반도의 7.5배인 165만㎢로 중국 총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한다. 신장의 지형은 세개의 산 사이에 두 개의 분지가 자리잡은
구조다. 따뜻한 남(南)신장은 연 강수량이 50㎜ 안팎에 불과하지만,
산맥과 고원지대의 눈이 녹아 강물을 이루기 때문에 비옥한 땅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북(北)신장은 춥고 건조하다. 포도·참외·수박·무화과
등 과일 생산량이 많고 목축업이 성하다. 경제 수준은 1인당 평균소득
300달러 이하지만 평균연령은 76.3세로 선진국 수준이다.

신장 자치구엔 2000년 현재 47개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 중
834만5620명인 위구르족(族)이 전체 인구의 47.45%를 차지한다.
위구르족은 투르크계 민족으로 이슬람교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