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제인 마쓰리때 지르는 환호성 '왓쇼이'는 우리말
'왔소'에서 왔어요. 한반도에서 험난한 파도를 타고 무사히 건너온
기쁨을 표현한 말이지요."

일본 후쿠오카 한국총영사관의 이남교 (李南敎·55) 영사가 '재미있는
일본말의 뿌리'(넥서스북스)를 펴냈다. 일본어는 고대 한국어가 변해서
된 것이란 게 주내용이다. "오사카에는 아비코(我孫子)란 지명과
역이름이 있습니다. 내 손자라는 뜻인데, 경상도에서 결혼한 남자를 부를
때 누구누구 아비라고 하잖아요. 한국어의 '아비'와 일본어의
'아이'(子·코)의 합성어입니다." 달걀이란 뜻의 '다마고'도 닭과,
손자를 뜻하는 일본어 마고의 합성어인 '닭마고'가 '다마고'로
됐다는 주장이다. 이 영사는 "일본 사람들에게 두 나라 말이 비슷한
사례를 얘기해주면 깜짝 놀라며 재미있어한다"고 말한다.

78년 후쿠오카 한국교육원장을 시작으로 17년간 4번이나 일본에서 근무한
이 영사는 그간 '현해탄의 가교' '무궁화와 사쿠라' 등 한·일
문화를 비교한 책을 일본어로 펴내기도 했다. 7세기 삼국 통일 과정과
일본 형성 과정을 다룬 KBS 사극 '삼국기'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작년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파문으로 한·일관계가 심각해졌을 때,
고대 한·일 언어 비교를 통해 두 나라가 깊은 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면 상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유사성을 중심으로 두 나라 문화를 비교하는 이
영사의 주장은 이달 3일부터 일본 신문을 통해서도 소개된다. 아사히
신문 큐슈 지역판 문화면에 '남교선생의
한·화사전'(韓·和似典·한국어와 일본어의 유사어 사전이란 뜻)
칼럼을 매주 연재하는 것. "후쿠오카 사람들은 주말에 밥먹으러 부산에
갈 정도로 가깝게 느껴요. 부산과 직선거리로 200㎞밖에 안되기 때문에
도쿄나 오사카보다 훨씬 가기 쉽거든요." 그는 "실제 거리보다 먼
두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칼럼과 저술 활동을 통해 좁히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