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선우용녀씨는 “중년 여성들도 밝고 경쾌한 캐주얼 차 림으로 연출한다면 훨씬 젊고 활동적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젊었을 적엔 베이지색 옷도 좋아했는데, 이제 흐리멍텅한 색깔은
싫어요. 노란색, 빨간색, 그런 밝은색 옷들이 좋아지네요."

햇살은 완연한 봄이지만, 아직 찬 기운은 다 가시지 않은 지난주 말, SBS
탄현 스튜디오에서 드라마 녹화 중인 중견탤런트 선우용녀(57)씨를
만났다. 한동안 활동이 뜸하던 그는 최근 시작한 SBS TV 일일시트콤
'대박가족'으로 복귀했다. SBS '순풍 산부인과'를 끝내고, 작년에는
주로 미국 사는 아들한테 가 있었다.

1945년생이지만 그 세대 여성치곤 적지 않은 164㎝의 키. 처녀 시절엔
48㎏의 가냘픈 몸매였지만, 지금은 10㎏도 훨씬 넘게 '나잇살'이
붙었다고 했다.

그래도 중년 여성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인 아랫배 군살 같은 건 별로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셔츠를 바지 속으로 넣어도, 몸에 꼭 맞는
원피스를 입고 벨트를 조여매도 옷맵시가 난다. "나이보다 최소한
7~8년은 젊어보인다"는 소리도 왕왕 듣는다.

비결은 낙천적인 성격에,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캐주얼한 옷차림을
즐기는 데 있다.

"작년에 미국서 지낼 때는 달리기를 했지만 서울서 드라마 출연하는
요즘은 거의 운동을 못합니다. 대신 집에서 TV 볼 때도 소파에 푹 파묻혀
있지 않고, 서서 TV를 보죠. TV보는 1시간 내내 몸을 움직이면서
스트레칭을 해주면 한결 가뿐해요."

선우용녀씨는 "젊었을 땐 예쁘게 보이는 옷을 입으려고 불편함도
감수했지만, 나이 드니까 우선 입어서 편한 옷에 손이 먼저 간다"고
했다. "스스로 편안하게 느껴야 다른 사람들도 멋지게 봐주는 것
같아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늘 정장 차림인 주부들도 많이 봤는데,
전 평소 캐주얼을 즐겨 입다가 특별한 저녁모임 때나 정장을 입어요."
예전엔 스커트도 즐겨입었지만, 나이 들수록 바지를 더 자주 입는다.

아침 저녁으론 쌀쌀해도 무거운 겨울 옷만은 던져버리고 싶은 요즘. 50대
이상 앙코르 세대 여성들도 "올 봄엔 뭘 입지"하고 장롱을 들여다본다.
가벼운 봄옷 차림으로 거리에 나서면 몸도 한결 개운할 것 같다.

그러나 값비싼 투피스, 유행 좇아가는 근사한 정장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LG패션 닥스(DAKS) 숙녀복의 이은주 디자인실장은 "최근
2~3년새 중년 여성을 겨냥한 숙녀복 시장에서는 정장보다 니트, 저지류의
캐주얼이 강세"라며 "색상도 오렌지, 그린처럼 산뜻한 계열이
인기"라고 말했다.

앙코르 세대의 패션에서 뭐니뭐니해도 중심 단어는 '색깔'이다.
"젊었을 때는 안그랬는데, 나이 드니까 빨강이나 노랑 같은 원색이
좋아지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색채 전문가인 심재희 이미지콘트롤연구소 소장은 "밝고 강렬한 원색은
자신감을 잃고 축소되어버린 자아를 보충하고, 확대시키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몸이 항상 생리적인 밸런스를 유지할 필요를 느끼듯,
정신적으로 쇠퇴해가는 나이에는 약해진 심리 상태를 색으로 보상받고
심리적 균형을 취한다는 것.

심 소장은 또 "색(色)은 타고난 체형이나 얼굴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완해준다"며 "자신에게 맞는 색깔만 잘 선택해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50~60대 연령층 중에서 성격이 내성적이고 외골수인 사람은 남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해 주로 어두운색 옷을 입는다. 이 경우, 주위에서
의외라고 느낄 정도로 밝은색 옷에 도전해본다면, 한결 젊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반대로 명랑하다 못해 산만해보이는 사람은 다소
차분한색으로 정돈된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 70~80대 고령이라고 해도, 빨강 노랑 연두처럼 밝은 색깔의 옷을
과감하게 입어보라는 조언이다. 활기찬 느낌과 함께, 손자손녀나 젊은
세대들에게도 호감과 친근감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