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아스 마을에서 열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리 완공식 ’에서 대형 크레인이 다리를 덮었던 흰색 천을 들어 올리고 있다.

##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서 완공식…1502년 첨단공법 설계 ##

'르네상스 맨'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500년 전 설계한 다리가 얼마 전
노르웨이에 놓였다.

지난달 31일 노르웨이 아스 마을에서는 소냐 여왕 등 왕실 가족이 참가한
가운데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리 완공식'이 거행됐다. 다빈치가 그린
설계도 대로 다리를 건설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에 옮긴 사람은
노르웨이 화가 베브요른 산드. 지난 96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다빈치의 다리 설계도를 본 뒤 노르웨이 교통부 설득 작업에 나서
지원금을 받아 냈다. 그는 "다빈치가 평생 수많은 건축 도면을 남겼지만
실제 만들어진 것은 이 다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다빈치는 1502년 오트만 제국의 술탄 베야지트 2세를 위해 설계도면을
그렸다. 애초에는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이스탄불의 황금하구(Golden
Horn)를 가로지르는 다리로 구상했다. 설계도상의 다리 길이는 385m로
만약 다리가 건설됐다면 당시로서는 세계 최장 기록을 세울 뻔 했다. 또
마치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를 연상케 하는 아치가 다리를 지탱하는
독특한 공법 역시 시대를 300년이나 앞선 것이었다. 다리 건설을
지원해줄 후원자를 찾던 다빈치는 여기저기서 거절 당한 끝에 당시
창조적인 건축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베야지트 2세(1481~1512년
통치)를 설득하려 했다. 특히 활 만드는 솜씨가 뛰어났던 술탄의 환심을
사기 위해 팽팽하게 당겨진 활 시위를 연상케 하는 다리를 디자인했다.
그러나 술탄은 이 계획을 황당하다며 묵살했고 다빈치의 꿈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다빈치가 술탄에게 보낸 편지와 다리 설계도만
전해져 왔다.

이번에 세워진 다리는 다빈치 설계도의 기본 원리를 그대로 따랐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길이가 100m로 줄어들었고 석조 다리에서 노르웨이산
목재 다리로 바뀌었다. 또 다리가 놓인 장소도 다빈치가 생각했던
이스탄불이 아니라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아스 마을 근처 E-18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인도교로 만들어졌다. 다리
건설 비용은 136만 달러. 산드는 "다빈치의 설계도는 500년 전
디자인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첨단을 달리고 있다"며 "다빈치는
역시 천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