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저명한 유태교 라비(rabbiㆍ유태교 성직자)인 나프탈리
로덴버그 (Naftali Rothenberg·52) 박사가 '제2차 한·이스라엘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16~17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인호)과 이스라엘 반레어예루살렘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한·이스라엘 포럼은 1998년 예루살렘에서 첫 회의를 연
후 이번에 두번째다. 이스라엘의 헤브루대를 졸업하고 미국 럿거스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이스라엘 국방부의 장성·장교 교육 책임자를
지냈다.
-이스라엘에서 라비의 위치는 어떤 것인가.
"지난 3년간 이스라엘을 방문한 한국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인이
탈무드(유태인의 지혜를 담은 이야기책)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 매우
놀랐다. 종교를 중심으로 모인 이스라엘 국민들에겐 한편에 탈무드가,
다른 한편에 일상 생활이 있다. 현재 이스라엘엔 국가가 인정한 라비가
550여명있으며, 각 지역에서 선출한 라비도 상당히 많다. 세례나 결혼을
주관하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라비가 관여하지만 구시대적 가치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지금 한국 사회에선 '교실 붕괴' 등 교육에 대한 위기 의식이 팽배해
있다. 이스라엘엔 어떤 문제가 있는가.
"교육 위기는 어느 나라에든 있다. 세계 도처에서 모인 유태인들로
구성된 이스라엘에선 출신지역간, 빈부간 교육 기회의 균등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라비의 입장에서보면 학교 교육은 다양한 지식을 가르치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학교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한 각 공동체를 통한 생활교육이 더욱 중요하다. 지난 50여년간
기적에 가까운 한국 경제성장의 주된 동인이 교육열이었다고
들었다. 문제가 심각하다면 사회 각 부문의 충분한 토론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강경파인 샤론의 총리 당선으로 중동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크다. 이번 거국 내각에 몇몇 극우 종교 정당도 참여했는데.
"80년대 이후 이스라엘에선 우파에서 좌파, 정통파 종교에서 세속
종교까지 다양한 파벌이 모두 연정에 참여하고 있다. 밖에서 어떻게
평가하든 이스라엘인들은 바라크 정부와 샤론 정부간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나 폭력을 원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정치인들이 종교를 이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나는
라비여선지 아랍인과의 갈등 해결은 정치적 채널 아닌 종교적 채널을
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