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변비로 소아과를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집에서는 곧잘 용변을 보다가도 유치원에만 가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면 용변을 보는데 문제가 생기고 급기야는
변비가 생겨 고생할 수도 있다. 유치원뿐 아니라 여행을 갈 때도 아이가
며칠씩 대변을 참아서 엄마를 안타깝게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처럼 밖에서 용변을 보는데 곤란을 겪는 아이들은 자신이 익숙하지
않는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집착이 강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의 아이들에게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또한 항상 깨끗한 화장실에서만 용변을 보던 아이는 집밖의
지저분한 화장실을 사용하기 힘들어한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 아이가 크면 밖에서 용변 보는 것도 미리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 어른이 사용하는 변기를 사용할 수있는 나이가
되면 옆집의 화장실로 일부러 한번씩 사용하게 하자. 친척집이나
백화점이나 식당 등에 가면 일부러라도 화장실을 한번 구경도 해보고
사용하게 하자. 일부러 지저분한 화장실도 한번씩은 사용해 보는 것도
괜찮다. 다양한 환경에서 용변 보는 연습을 미리해두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아이가 유치원 갔다 집에 올 때까지 생리적 현상을 마냥 참을 수도
없고, 유치원이나 학교의 단체 생활에서 우리 아이만 챙겨 주기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가 집에서만 용변을 보겠다고 고집부린다고 해서 아이를 야단을
치는 것은 좋지 않다. 상황만 더 악화시킬 뿐이다. 아이가 밖의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게 하고, 처음에는 화장실에 같이 들어가서 안심을 시키다가
좀 익숙해지면 아이 혼자 화장실에 들여보내면 점차 익숙해 진다. 여유를
가지고 서서히 적응을 시키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또 나이가 들면
옷이 젖지 않게 용변을 보고 뒷처리를 하는 법도 알려 주어야 한다.

( 하정훈·소아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