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사진(fake pic)'이나 '합성 예술(fake art)'로 불리는
사이버 테러뿐 아니라 연예인과 닮은 포르노 배우의 파일을 유포시키는
사이버 테러가 기승을 부리면서 인터넷이 관음증과 성폭력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국내 연예인을 닮은 배우들의 음란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도는가 하면 '미스코리아 위조 투시 사진'이 11월 초 회원들에게
유료로 팔리면서 당사자의 인격 침해는 물론 사생활의 상업적 이용이라는
인터넷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물론 가장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사이버 테러는 사생활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만인에게 공개되는 경우다. 지난주 거의 모든
직장과 학교에서 네티즌들이 나눈 인사말은 "'풀 버전'을
구했냐"거나 "아직도 못봤냐"는 것이었다. 백지영판은 '동영상'으로
곧바로 네티즌들에게 유포되었다는 점에서 오현경 비디오의 확산
속도보다 엄청나게 빨리 인터넷을 후끈 달구었다. 11월 27일쯤 피크를
이룬 백지영 동영상 붐에 메인서버가 다운된 회사들이 나타났고,
백지영과 관련된 사이트들 중 접속이 불가능한 사이트가 대부분이었다.
복잡한 암호로 중무장된 '백지영 비디오'는 철저하게 경제적
목적으로 운영되었다는 점에서 이전의 사이버 테러와 궤를 달리 한다.
지난달 중순경부터 소문이 떠돌기 시작한 백지영 동영상을 19.9달러에
판매한 사이트는 4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을 것이란 예상이다.
사생활 훔쳐보기의 상업화와 더불어 '와레즈'(wares)로 불리는
해적판 복사 소프트웨어가 각광을 받는 것도 두드러졌다. '정보의
공유'라는 미명조차 온데간데 없이 개인의 사생활을 무제한으로
복사하는 와레즈 외에도 이메일 뉴스 그룹과 인터넷의 폴더 공유를 통한
다운로드 붐은 급속도로 인터넷을 마비시켰다. '깡다구'로 알려진 한
사이트나 '맙소사 자료실'을 운영하는 한 사이트 게시판에는 백지영
동영상을 보고 싶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빼곡하게 올라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