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조4000억규모 사업...내년초 기종 결정예정 ##
## 한반도선 요격률 낮아 전문가들 "연기" 주장 ##


내년 초 기종이 결정될 2조4000억원 규모의 공군 차기
대공미사일(SAM-X) 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대형 무기도입 사업이
보통 경쟁입찰 방식을 취해온 것과 달리 이 사업이 미국 패트리어트
미사일만을 단일후보 기종으로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격협상 문제는 물론 사업의 근본적인 필요성, 공정성, 투명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 단일후보 선정 경과 =군 당국은 지난 7월 차기 대공미사일 사업
후보기종 선정을 위해 세계 각국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았으나 미국
레이씨온사의 패트리어트 PAC-3만이 접수됐다. 그 뒤 군 당국은 복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강력한 라이벌인
S-300미사일을 생산하는 러시아 로스브로제니아사에 두 차례나
편지를 보내 9월말까지 사업참여 여부를 밝혀주도록 요청했으나
러시아는 응답을 하지 않아 참여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사업을 강행할 경우 미국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차기 대공미사일 기종으로 선정될 수밖에 없게 됐다.

◆ 사업추진 배경과 타당성 논란 =장거리용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이 30년 이상이나 돼 노후함에 따라 90년대 초부터 SAM-X사업이
추진됐으나 계속 지연되다가 98년 12월 인천에서 오발돼 폭발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자 사업추진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국방부는 첨단 대공미사일 48기를 오는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하고 기종이 결정될 내년도에 200억원의 사업착수 예산을
반영했다. 군 당국은 작전 요구성능(ROC)을 작성할 때 스커드 B/C와
노동1호 등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이 부각됨에 따라 탄도미사일
요격능력까지 갖추도록 했다.

그러나 군 일각에선 전장이 좁은 한반도에선 북한 스커드 B/C
미사일의 비행시간이 6~8분에 불과해 요격이 매우 어렵고 걸프전
당시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요격률이 매우 낮았으며 미사일 요격능력을
가진 국산 중거리 대공미사일(K-MSAM)을 자체 개발중이기 때문에
막대한 돈을 들여 패트리어트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업 타당성 문제를 놓고 논란을 빚어왔다. 군 당국과 업체는
이에 대해 우리 군이 도입할 PAC-3형은 걸프전 때 사용됐거나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개량된 것으로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에 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군 입장과 전문가 분석 =국방부는 일단 미 정부가 가격과 품질을
보증해 바가지 쓸 가능성이 적은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
중엔 이 사업을 무기연기하거나 사업추진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군사평론가 지만원씨는 『단일후보
기종이 되면 '구매자 시장'이 아니라 '판매자 시장'이 돼
가격협상력이 떨어진다』며 『사정거리 40㎞의 호크미사일로도
적기의 공습은 웬만큼 커버할 수 있고 한정된 예산으로 첨단 전투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고등훈련기 구입 등 기존 사업을 모두 추진할 수
없으므로 대공미사일 사업은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무기도입 국제계약 전문가도 『이같은 대형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추진하는 데엔 무리가 있다』며 『사업이 정상적으로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SAM-X사업은
미사일 요격보다는 장거리 방공망 확보에 중점을 둔 것이고 북한은
물론 일본, 대만, 중국도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나 S-300미사일을
현재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군의 한
군사전문가는 『장거리 방공 미사일은 적 항공기에 대한 견제효과가
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이 발달된 현대전에서 꼭 필요한 무기이며
현재 이같은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패트리어트와
S-300미사일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