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중국
□역동적이지만...
지난 1주일간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갈 때마다 느끼지만 중국은 세계 어느 곳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곳입니다. 우후죽순처럼 솟아나는 거부(巨富)들과,
돈벌이에 온몸을 던지는 충혈 된 눈동자에서 무서운 열기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미 상당한 생활수준에 오른 선진국이나
개발을 갓 시작한 후진국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온갖 부조리와 부패, 그리고
문란한 성문화가 또아리를 틀고 있습니다.
이번에 심천(深,土+川:선전), 광주(廣州:광저우),
성도(成都:청두)를 방문했는데 이전에 모두 방문한 적이 있는
곳입니다. 심천에 들렀을 때는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강택민(江澤民:장쩌민) 주석이 방문한 날이었습니다. 그의 심천
방문 목적은 아직도 분명하지 않지만 상당한 의미가 있는
방문임에 틀림없는 것 같았습니다. 강 주석이 심천에 도착하기
전날 경찰이 야간에 길거리를 단속, 젊은 아가씨들을 여럿
구금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가라오케와 안마방
제가 방문한 도시들에는 룸이 100개가 넘는 가라오케가 여럿
있었습니다. 심천 최대의 가라오케라는
태공월광성(太空月光城)에 가보았는데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총통방(總統房)이라는 큰방은 평수가 30평은 족히 되어
보였습니다. 한꺼번에 50명까지 앉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현지에서는 현대판 '아방궁'으로 불리고 있었습니다.
안마방도 번창하고 있었습니다. 심천 어느 호텔의 안마방
대기실에는 갓 스물을 넘긴 듯한 젊은 청년들이 가운만 걸치고
소파에 줄지어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신 안마
가격이 100위안 정도였습니다. 북경일보도 최근 고교생들이
단체로 안마방에 가 여 종업원들과 관계를 가진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이제 만 16살로 고교 2년 생인 이들은 며칠동안
6명의 아가씨들과 놀아나면서 4800위안을 탕진했다고 합니다.
부모들이 이 사실을 알고 사회환경 정화를 호소해 파문이 인
모양입니다.
신화통신은 그저께 산서(山西:산시)성 어느 한 도시에 많을 때는
5000개의 가무청(歌舞廳)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관련기관이
여러 번 단속했지만 지금도 3000개는 넘는다고 합니다.
손가정(孫家正:쑨자정) 문화부장은 '가무오락장의 음란 서비스는
가라오케 룸이 생기면서 번성하게 됐으며, 일부 가무오락장은
매음을 중계하는 장소로 전락했다'고 우려했습니다. 중국 최대
TV 생산업체인 장홍(長虹)전자가 있는 성도 북쪽
면양(綿陽:?양)시는 인구 50만에 접대부가 3만 명이라는
경찰당국의 통계가 있습니다.
□돈과 섹스...몸조심
이런 문란한 풍조는 큰 돈 만지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특히 심천에는 '누가 라면박스에 현금을
가득 넣어놓고 있더라', '누가 집 천정 위에 돈을 쌓아놓고
있더라'는 얘기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우리도 '여수 가면 돈자랑
말라'는 말이 있듯, 이제 한국사람 중국 가서 돈자랑 하면 큰 코
다치는 세상이 온 것 같습니다. 중국 도시에 섹스산업이
대규모로 번창하는 것도 큰 돈 만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는 또 부정부패와도 동전의 양면 같은 고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심천은 이미 96년에도 섹스 산업이 번창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취재를 갔을 때 호텔에 투숙한지 1시간 여 만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저녁에 모시고 싶은데 어떠냐'는 아가씨의
전화였습니다. 직접 만나보니(취재목적이었으니 오해 마시길)
겨우 20살 정도의 앳된 아가씨였습니다. 흑룡강성에서 돈벌러
왔다는 이 아가씨는 호텔과 연계를 맺고 외국 투숙객을 집중
공략한다고 했습니다. 성사(?)되면 화대 일부를 호텔에
상납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중국에 가면 가라오케를 자주 찾습니다.
한국에서도 가끔 가니 중국에서 가라오케 간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조선족이 개입된 납치극들이
대부분 유흥오락장과 관계가 있는 만큼 각별히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길에 도움을 주신 KOTRA 홍콩 무역관 등
현지 무역관 관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 중국어 한마디
一種以'偉哥'命名的火鍋不僅要分男女,而且一鍋最多不能超過4人.
Yi(1)zhong(3) yi(3) 'Wei(3)ge(1)' ming(4)ming(2) de
huo(3)guo(1) bu(4)jin(3) yao(4)fen(1) nan(2)nu(3),
er(2)qie(3) yi(1)guo(1) zui(4)duo(1) bu(4)neng(2)
chao(1)guo(4) si(4)ren(2).
'웨이거'로 명명된 일종의 훠궈(신선로 요리)는 (먹을 때)
남녀를 구분해야할 뿐 아니라 한 냄비당 아무리 많아도 4명 넘게
먹을 수가 없습니다./남경복무도보(南京服務導報) 2월 29일
보도.
(웨이거는 Big Brother를 지칭하는 말로 중국산 비아그라입니다.
四川省 成都 高新區의 한 식당이 훠궈에 웨이거 이름을 붙여
손님을 끌고 있답니다. 메뉴판에는 웨이거라고 명명된 근 40종의
요리가 나열돼있답니다. 친구들끼리 먹을 때는 남녀가 따로
앉아야 하고, 여러 부부가 모여 먹을 때는 부부끼리(짝짝이)
먹어야 한답니다. 가격은 588∼1999위안이라는데 상당히
비싸군요. 기사 중 음식 자체에 대한 설명이 없는 걸 보면
새로운 음식이 아니라 기존의 훠궈에 웨이거라는 이름만 갖다
붙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