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집권당인 제도혁명당(PRI)이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2000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예비선거를 7일 실시했다. 1929년 창당
이래 멕시코를 사실상 '일당 통치'해온 PRI는 지금껏 현직
대통령이 당내 차기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데다조(dedazo)' 방식에
의해 후임자를 결정해 왔다.

이번 예비선거에서 에르네스토 세디요 현 대통령 밑에서 내무장관을
지낸 프란시스코 라바스티다(57) 후보가 300개 선거구중 270개 지역에서
승리,당의 공식 대선후보가 됐다. 내내 관료생활을 해온 경제전문가로
자유시장경제 지지자인 라바스티다는 "빈곤과의 싸움과 일자리 창출,
교육 개선" 등을 약속했다.

PRI는 이번 예비선거를 "민주개혁의 상징" "PRI의 이정표" 등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치분석가들도 권위주의적 행태로 비난받아온 PRI
개혁의 계기가 될 것이며,멕시코 정치의 장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이번 후보경선제 도입은 PRI의 '고육책'이라고 할 수 있다.
97년 총선에서 PRI는 38.73% 득표에 그친 반면 야당인 국민행동당(PAN)과
민주혁명당(PRD)이 각각 27.03%와 25.66%를 얻어 여소야대가 됐으며,
수도인 멕시코시티 시장 자리도 PRD에 내줬다. 그러자 세디요 대통령은
지난 3월,대통령 후보에 대한 당내 신임을 높이고 대중적 인기가 높은
후보를 찾기 위해 후보경선제를 도입했던 것.

그러나 이번에 후보로 당선된 라바스티다는 당 개혁 및 민주화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경선에 참여했던 나머지 세 후보들은
라바스티다가 세디요의 총애를 받고 있어 당조직이 그의 지지표 몰이에
앞장섰다고 비난했다. 세 후보는 로베르토 마드라소(47) 전 타바스코
주지사, 마누엘 바틀레트(62) 전 푸에블라 주지사, 움베르토 로케(55)
전 PRI 당의장 등이다.

이 때문에 패배한 일부 후보가 탈당,내년 7월2일 실시되는 대선에서
PRI가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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