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북부 25km까지 진격##

지난 2일부터 모즈도크, 키즐랴르 두 방향에서
체첸 공격을 개시한 러시아 연방군은 5일 테레크강 중앙에 위치한
체르블렌나야에서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체첸 영토의
3분의1에 해당하는 테레크강(강) 북부지역을 거의 점령했으며, 체첸 수도
그로즈니 북부 25㎞ 지점까지 진출했다.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러시아군에 맞서
{공화국의 주권과 존엄을 수호할 것}을 선언했다. 러시아군은 체첸
피난민들을 태운 버스를 공격해 민간인 28명이 사망하는 등 모두 50여명이
숨졌으며, 체첸군은 북동부지역에서 [전략적 이유]로 퇴각했다고 체첸
대통령실이 6일 밝혔다. 러시아군 공격을 피해 인근 잉구셰티야
자치공화국으로 탈출한 체첸 난민은 12만40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격전이 벌어지는 곳은 나우르스카야, 체르블렌나야, 숄코프스카야 등

테레크강 북부 연안 3개 지역. 테레크강 도강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러시아군과 이를 저지하려는 체첸군 간의 치열한 전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두보프스카야 지역에서도 포위망을 뚫고 주(주)전선으로 후퇴하려는
체첸군과 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러시아군 사이에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전면적 대회전은 아니라는 것이 양측 군관계자들의 일치된
주장이다. 러시아군이 쉽게 테레크강 이북을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평야지대인 테레크강 이북에서의 기동전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체첸군이
주력군을 테레크강 이남에 배치한 채, 사실상 북부 지역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체첸군은 주방어선을 그로즈니 북부 테레크강 이남에
설치하고, 마스하도프 대통령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 일단 러시아군의
테레크강 도하작전을 저지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그로즈니로 후퇴, 건물
숲을 방패로 시가전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상당한 병력을 동부 방어선과 서부 방어선에 배치하고 있다.

하사뷰르트와 블라디카프카스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테레크강 도하작전과
동시에 배후에서 치고 들어와 포위할 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동부 또는 서부 방어선이 붕괴되면, 체첸군은 남부 산악지대로 연결되는
퇴로를 상실한 채 그로즈니에서 고립, 전멸될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 현재
샤밀 바사예프 체첸반군 지도자가 동부 방어선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첸 지도부는 이른바 [민족생존전략]을 수립, 우선 아녀자들을 잉구셰티아
공화국으로 내보내고 있다. 전투능력이 없는 아녀자들이 남아 있어봐야
식량만 축낼 뿐 전투에 방해만 된다는 것이다. 또 최악의 경우 이들이라도
살아 남아야 체첸 민족이 보존된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실제로 10만이
넘는 체첸 난민 가운데 건강한 성인 남자는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대부분 마을에 남아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군은 1단계 테레크강 이북 점령작전에 만족하고 있다. 작전대로
완벽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테레크강 도강작전에 대해 아직
많은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죽기를 각오한 5만 체첸 전사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SU(수호이)-24와 25 전폭기가 각각 1대씩 격추된
사실에도 당황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미제
스팅어 미사일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음놓고 폭격하던 공군
조종사들도 이제 긴장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