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미술을 정리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마련됐다. 예술의
전당(02-580-1300)에서 열리고 있는 '99여성미술제-팥쥐들의
행진'전.

27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는 한국의 대표적 여성
미술작가들이 경쟁적으로 참가한다. 김선희 김홍희 임정희
오혜주 백지숙 등 5명의 여성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 전시회에는
신사임당 허난설헌 이매창을 비롯해 나혜석 백남순 박내현과
천경자 씨등 한국의 대표적 여성 작가들 작품세계 소개가
이뤄진다.

전시는 회고에 끝나지 않는다.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이수재 최욱경 심경자 방혜자 이성자 홍정희
석난희 조문자 이정지 김원숙 김점선 황주리씨 등의 작품
전시로 이어진다. 여기에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가인
이불의 작품도 선보인다.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여성으로서 예술한다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었던 조선시대에 작품활동을 한 선각자를 만날 수
있으며, 일제시대 여성운동과 여성미술과의 관계도 엿볼 수
있다. 또한 80년대 민주화 열기가 여성미술계에 미친 영향,
페미니즘 운동등도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한국 여성작가들의 감수성, 여성과 생태, 섹스와 젠더, 제식과
놀이, 집 속의 미디어 등 5개 주제전도 독립적으로 전시되고 있다.
전시기획위원장 김홍희 씨는 "'팥쥐들의 행진'이란 전시 제목은
여성을 선과 악, 이분법으로 분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팥쥐로 비춰져온 여성작가들의 현실을 풍자적으로
은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대행사도 다양하다. 17일 예술의 전당 내 문화사랑방에서
'문화와 페미니즘' '미술과 페미니즘'이란 2개 주제의 심포지엄이
마련된다. 전시기간중 매주 토요일(추석연휴 제외)에는 '여성영화
다시보기'행사도 준비했다. 행사장 내 미술영상실에서 다큐멘터리
'조디포스터 이야기' '팝의 여전사', 애니메이션 '작은 보석들'
'보름달', 극영화 '아름다운 육체' 등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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