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높은 사상과 학문에도 불구하고 당대에는 걸맞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주왕조가 쇠퇴해 혼란이 심하던 춘추시대 후기의 상
황이 '인의'를 중시하는 그의 '왕도정치'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
이다.

'금년말까지 내각제 개헌을 완료'키로 한 DJP의 공약이 결국 거
짓으로 판명난 지금, 우리 정치는 과연 '왕도' '패도', 아니면 제3
의 어떤 것인지 심히 헷갈린다. '패도'는 지배자, 정복자가 되기
위해 무슨 수단이나 방책이든 가리지 않는데 그 특징이 있다. 우리
정치인의 오랜 '주특기(?)'인 각종 식언과 거짓말 중독 증후군도
필시 이런 패도정치로 분류될 것이다.

우리 정계에서 '당연한 거짓말'은 선거자금에 관한 것들이다.그
래도 현존 정치인중 식언이나 허언, 거짓말 챔피언을 꼽는다면 누
가될까. 아마도 우리 풍토에서는 '정치를 오래한 사람'가운데서 나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선은 '박정희 시대' 이래 지금
껏 정치의 정상에 있어온 '3김씨들'이 그 그랑프리를 차지해야 할
것 같다.

우선 JP의 경우를 보자. 내각제 문제와 관련해 그는 97년 대선
후보 토론회때 '내각제만이 살길'이라고 열을 올렸다. 그러다니 엊
그제 그는 '내각제도 국가적인 차원을 고려해야…'로 표현했다. 너
무 현란한 변신이라 눈이 부실 지경이다. 물론 DJ도 빠질 수 없
다. 과거의 어려운 시대상도 감안해야겠지만, 역시 그의 '정계은퇴
선언'번복은 금메달감이 아닐 수 없다. 3당 합당때의 YS의 '내각제
각서'사건도 메달감이다.

"나는 평생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약속을 어긴 적은 몇
번 있다"고 3김중 한사람이 답변한 적도 있었다. 이런 일들이 '패
도정치'의 속성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장 큰 걱정은 우리의 정치가
'믿거나 말거나' 수준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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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봉 ○.

-- JP, "내각제 국가적 차원서 다뤄야." 국민회의에 대고 큰소리
칠때 알아봤지.

-- 미 추락 항공기 정비업체에 살인혐의. 닦고 조이고 기름칠 대
충 했구먼.

-- 한국 제약사 1백년만에 첫 신약 개발 성공. 그동안 환자들은
헌 약만 먹었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