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끗한 백사장에 서해 낙조·개펄 조개 사냥 즐겨 ##.
매년 음력 3월 초순의 썰물 때면 진도와, 진도군에 딸린 작은 섬인
모도간 2.8km는 널찍하게 땅으로 드러난다. 이 현상을 두고 '모세의 기
적'이라 하여 관광객들이 모인다.
하지만 희귀함으로 따지면 진도보다 제부도가 한결 더 이색적인 곳
이다. '모세의 기적'이 하루에 두 번씩이나 일어날 뿐 아니라, 드러난
땅의 등날을 따라 자동차로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군 서신면 송교리에서 제부도까지는 직선거리로 2.3km. 하지만
썰물 때 드러나는 땅에서 가장 높은 부분을 따라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냈기 때문에 실제 주행 거리는 4km쯤 된다. 매주말이면 이 '바닷길'을
달려보려는 자가용 차량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넓은 개펄 한가운데로,
개펄과 거의 같은 높이로 깔린 이 외가닥 길을 달리노라면 도회지 사람
들은 무슨 탐험에라도 나선 것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일까. 흥분으로 이
따금 환호성도 지르고, 평소 별 이상 없었던 차라 해도 혹 갯벌 가운데
에서 시동이 꺼지지나 않을까, 하는 공연한 긴장감에 운전대를 새삼 고
쳐 잡기도 한다.
넓은 개펄 여기저기에는 허름한 막치 옷을 입고 호미를 든 사람들이
보인다. 이들 중 십중팔구는 외지 관광객들. 뻘밭을 파헤치면 가리맛조
개나 바지락, 굴, 심지어는 낙지도 잡히니, 흡사 여기 뻘밭에 생계가
매달리기라도한 것처럼 열심이다.
바닷길을 달려 섬안으로 든 외지인들은 섬 여기저기의 횟집에서 색다
른 체험을 했다는 감흥을 삭히고서야 다시 섬을 떠난다. 혹은 연륙되었
던 섬이다시 밀려들어온 바닷물에 원래의 외로운 섬으로 돌아가는 모습
을 보고자 아예 하룻밤을 보내고 가기도 한다.
85년 당시 주민들이 이 길을 낼 때는 물론 관광이 아니라 생계를 위
해서였다. 새끼줄로 발을 칭칭 동여매고,힘껏 개펄을 뛰어 건너서는 농
협 창고 뒤 햇볕 비치는 곳에 가서 언 발을 비벼 녹여야 하는 고달픔을
면하고자 겨우 종잇장처럼 얄팍하게 닦은 길이었는데, 엉뚱하게도 돈벌
이 구실을 한 것이다. 제부도 옆의 큰 섬인 대부도는 든든한 방조제로
연륙되었지만 이 섬을 이색적이라 하여 찾아가는 이는 없다. 때문에 제
부도 주민들은 나라에서 섬보다 더 높게 제방을 쌓아준다 해도 거절할
것이라고 한다.
▶둘레 8km에 아기자기한 경관
제부도는 섬 자체가 동화속의 그것처럼 작고 예뻐서 더욱 인기다. 섬
둘레는 약 8km로 섬이 그야말로 손바닥만 하다. 차로 한바퀴 돌면 바다
한 가운데의 작은 섬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뚜렷하다. 깨끗한 백사장
도 있으며, 남쪽끝에는 기관을 이룬 매바위봉이 장식품으로 서있다. 섬
서쪽에서는 끝이 수평선과 맞닿은 것같은 넓은 갯벌, 혹은 황해바다 위
로 해가 멧방석만하게 부풀어 올랐다가 바닷속으로 잠기는 경관을 볼수
도 있다.
바닷길을 달려 제부도 안에 들어서면 매표소 앞에서 길이 두 갈래지
는데,어느쪽 길로 가도 제자리로 돌아온다. 섬 일주로는 비포장인 데다
좁고 요철이 좀 심하지만 승용차도 조심스레 다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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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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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수원역 맞은편에서 서신행 버스가 10분 간격 운행. 서
신면 소재지에서 제부도 들어가는 버스 운행 횟수, 시각은 물때에 따라
달라지므로 버스 운전기사에게 전화로 물어본다(0339-357-2480). 하루
2∼10회 운행. 바닷길이 열리는 시각은 전화 0339-357-2485(석구네횟
집·민박)로 문의.357-9565 청풍민박(취사 가능).
승용차로 가려면 안산이나 반월, 아니면 수원 등 어디를 거치든 일단
화성군 남양면 소재지인 남양리까지 간다(서해안 고속도로로 갈 경우는
비봉인터체인지에서 나올 것). 이어 남양리에서 306번 지방도를 타고
서쪽 서신면 방향으로 가노라면 '제부도 가는 길' 안내 팻말이 나타난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