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위원장이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단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 “신고자들의 절박한 음성(신고)과 다음 상황들을 어떻게 조치했느냐에 대해 현장에서는 지휘보고나 인력동원 부분에서 실패하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112 종합상황실에 신고가 접수가 되면 서울청에서 먼저 접수를 하고 그다음에 용산경찰서, 용산경찰서에서 파출소나 지구대로 지령을 하게 돼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민 위원장은 전날(3일) 직협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현장 경찰관들에게만 물으려 하는 것에 대해 매우 큰 우려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선 “재난안전관리나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축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서 계획을 수립하고 예방을 했어야 한다”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간과하지 않았나”고 부연했다.
민 위원장은 전날 오전 6시쯤 이태원 파출소를 직접 방문했다. 그는 “(직원들) 기가 많이 꺾여 있었다. 10명 정도 근무를 했는데 8명 정도가 1년에서 3년 정도 경찰 생활한 신임들이 많더라”며 “보니까 좀 안쓰러웠다”고 했다.
이어 “이분들이 112 신고 지령을 받고 대처를 미흡하게 했다든가 아니면 신고 사건을 묵살을 했다든가 이러면 당연히 지탄을 받고 손가락질을 받는 게 맞지만 전혀 그러지 않은 상황이었지 않나”며 “본인들한테 위에서 특별감찰 같은 지시가 내려오다 보니까 아무래도 ‘자괴감도 들고 힘이 빠진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이태원 파출소에 11명 정도 근무를 했다. 순찰차가 4대인데 인파가 너무 많아서 순찰차 운영을 전혀 못했다”며 “80건 정도 거의 같은 신고내용이 들어왔다. 경찰관들이 해산시키는 것보다 유입되는 인원이 너무 많다보니 군중을 해산시키기 힘들었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 위원장은 “신고 내용을 서울경찰청 112 상황실에서 면밀하게 파악을 했더라면 서울 시내에 있는 각 경찰서에서 지구대가 순찰차들이 조금 더 당시에 지원이 되고 요청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서울경찰청 류미진 인사교육과장과 현장을 관할하던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을 대기발령 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사고 당시 현장을 관할하던 이임재 용산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임무를 수행하던 류미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이 업무를 태만히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수사의뢰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