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동부 지역의 영토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며 “우크라이나군은 전체 전쟁의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돈바스 지역에서 전투를 위해 러시아군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지 50일째인 14일(현지 시각)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영상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CNN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된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돈바스를 점령할 경우 키이우 장악을 다시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밝혔다고 CNN이 17일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저는 러시아군과 러시아 지도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그들(러시아군)이 키이우로부터 도망쳤다는 사실이 만약 그들이 돈바스를 점령할 수 있다면 키이우 쪽으로 더 이상 접근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당초 러시아는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 공격을 집중했지만 우크라의 강력한 저항에 잠시 물러난 상태다. 미 국방부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조만간 동남부 지역 공격을 재개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의 러시아군 만행을 ‘집단학살(genocide·제노사이드)’로 규정한 것을 두고 “저는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며 “부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 군인들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을 죽였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단지 버스와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며 “(민간인 발포로) 거리에 시신이 줄지어 있었다”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고위 당국자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자신이 직접 우크라이나에 가는 방안에 대해선 명확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의 결정이다. (대통령에 대한) 안전 상황에 달려 있겠지만, 저는 그(바이든 대통령)가 미국의 지도자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여기 와서 봐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