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 한국대사가 지난 3월 애틀랜타 총격 사건 당시 현장을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은 데 대해 사과했다.

13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당시 대사가 장례식장이나 사고 현장에 가지 않아 해서 국내에서 논란이 됐다. 안 간 이유가 뭐냐”고 했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13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이민석 특파원

앞서 지난 3월 미 조지아 애틀랜타에서는 백인 남성의 총격으로 한인 여성 4명 등 총 8명이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내 동양인 상대 혐오 확산에 관해 우려가 고조되던 상황이었다. 사건 직후 이 대사는 장례식, 추모 집회에 참석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한국을 대표해 미국에 나와 있는 주미대사가 안이하게 대처한다는 비판도 높아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격 사건 사흘 뒤인 지난 19일 애틀랜타를 찾았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한인 등 아시아계 인사들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주미대사관이 위치한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한인 희생자 장례식에도 이 대사가 직접 참석하지 않자 교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태 의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현장에 갔었다”라며 “우리 재외 국민이 피해를 입은 상황인데, 대사가 현지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에 이 대사는 “아틀란타 총영사가 충분히 조의 관심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사가 가야 할 상황은 정무적 판단해야 했다”고 했다. 또 “그 당시엔 (문재인) 대통령 방미를 준비해야 하고 해서 대사가 움직여야 하느냐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 대사는 “제 책임”이라며 “제 판단이 정확한 건 아니었다고 자성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사건) 2개월 정도 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총영사 회의를 소집했다”라며 “미주 지역 총영사가 모여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총영사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반성을 했다”고 했다.

이 대사는 국감장에서 “당시 희생자와 유가족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저에게 많은 교훈을 줬다”라고 했다.태 의원은 “앞으로 이런 우리 국민이 사망하는 것과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현지 대사는 만사를 제치고 현장에 가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