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를 오토파일럿(자율주행)으로 주행할 때 앞에 차량이 없는 데도 갑자기 급격히 속도를 줄이는 ‘팬텀 브레이크(유령 제동)’ 현상이 나타난다는 민원이 제기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조사에 나섰다.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 운전자들은 NHTSA 홈페이지에 급제동 관련 민원을 연달아 제기했다. 이들은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이용할 때 이 같은 현상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크루즈 컨트롤은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한 속도로 차를 주행할 수 있는 기능이다.
2021년형 모델3를 타는 한 운전자는 지난달 위스콘신 고속도로에서 시속 60마일(약 97㎞)로 주행하던 중 테슬라 차량이 급제동해서 뒤따라오던 트럭과 부딪힐 뻔했다고 주장했다. 반대 차선에서 대형 트럭이 다가오자 테슬라가 갑자기 멈췄다는 것이다.
같은 차량을 모는 또 다른 운전자도 “웨스트버지니아주 라밸릿에서 크루즈 컨트롤로 주행하던 도중 차가 아무 이유 없이 급제동하는 바람에 뒷 차량과 추돌할 뻔했다”고 썼다. 그는 “비슷한 경험을 여러 차례 했고, 뒤에 차가 따라붙으면 오토파일럿과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끈다”고 했다.
2021년형 모델Y 차주는 “텍사스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2차선 도로를 주행하고 있었는데 맞은편에서 대형 트럭이 접근하면 계속 브레이크가 작동했다”고 주장하며 “뒷 좌석에 어린 자녀들을 태우고 다니는데 추돌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고 했다.
NHTSA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관련 민원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테슬라와 협의 과정을 거쳐 위험성이 있다면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테슬라는 미국 내 자율주행차량 5만4000여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에서 결함이 발견돼서다. 이번 리콜은 FSD가 정지 신호에서 차량이나 보행자가 없을 시 완전히 멈추지 않고 속도를 줄여 주행하는 ‘롤링 스톱’ 기능이 안전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