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격퇴전으로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9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교전 중에 이스라엘에 투항하는 대원들의 수가 늘어나고, 하마스에 대한 가자지구 민간인의 저항마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휘관들이 잇따라 사살되며 조직 장악력이 떨어진 데다 비축 보급품마저 바닥나면서 하마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하마스 대원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속옷 차림으로 무릎을 꿇고 있거나 줄을 서서 이스라엘군 통제를 받는 모습이 잇따라 공개됐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 중 상당수가 시가전 중 항복한 이들”이라며 “이런 식으로 지난 수일간 200여 명의 하마스 대원이 포로로 잡혔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점점 더 많은 하마스 테러리스트가 무기와 장비를 넘기고 투항하고 있다”며 “포로 심문 과정에서 ‘(하마스) 지도부가 현장의 어려운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를 근거로 “하마스의 붕괴 징후가 보이고 있다”고 했다. 40여 일의 지상전 과정에서 지휘체계에서 단절돼 땅굴에 고립된 하마스 대원이 크게 늘어났고, 탄약과 식량 등 보급품마저 부족해지자 투항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하마스 고위 지휘관 50여 명, 현장 지휘관 수백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들을 통치해오던 하마스에 가자 주민들이 노골적 적대감을 드러내는 장면도 포착되고 있다. 일간 하레츠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 하마스 대원에게 돌을 던지거나 욕설을 하는 가자 시민들의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 대원이 병원에서 기다리던 환자를 제치고 새치기하거나, 민간인의 구호품을 빼앗는 등 주민들을 괴롭히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민심이 극도로 나빠졌다는 것이다. 지난 7일에는 가자 남부 라파 인근에서 괴한들이 구호품 트럭을 탈취하려 하는 일도 벌어졌다. 시민들이 이를 막고 나서자 괴한들은 총을 쏘며 위협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들을 ‘하마스 대원’으로 추정했다.
한편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리는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이스라엘군의 가자 남부 공세는 앞으로 3~4주 이상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고강도 전면전(가자 지구 내 지상전)이 이달 내에 끝나기를 원하지만, 이스라엘의 목표는 1월 말까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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