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수상인명구조 협회가 최근 해변을 이용하는 회원들에게 샤워실과 탈의실에서 옷을 벗는 것을 금지하는 모순적인 정책을 도입해 공분을 사고 있다고 ABC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 해양수영 선수 나다 팬틀은 지난달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 테리갈 해변에서 아침 해수욕을 한 뒤 탈의실을 이용했다가 관리자로부터 “규정을 위반했다”는 서한을 받았다. 이곳 해변을 관리하는 수상인명구조 협회는 약 3개월 전부터 이용자들에게 “샤워할 때 수영복을 착용하고, 옷을 갈아입을 땐 몸에 수건을 둘러 나체를 노출하지 말라”는 규정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규정은 협회의 ‘아동 안전 정책’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테리갈 수상인명구조 협회엔 회원 949명이 있는데, 이들 중 3분의 1 이상이 16세 미만 어린이들이다. 어린 아이들이 모르는 성인의 나체를 보고 놀라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규정을 위반하면 회원 자격 해지 등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협회 측은 경고했다.
팬틀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탈의실에서 옷을 벗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성적 수치심을 제공한 것처럼 취급받았다”며, “옷을 갈아입기 위해선 당연히 입고 있던 옷을 벗어야 한다. 그래서 탈의실이 있는 것”이라고 협회를 비판했다. 다른 회원들도 “끔찍하고 후진적인 정책” “내가 내 몸을 숨겨야 한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등 반발, 협회를 탈퇴하는 회원까지 등장했다고 미국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