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장보다 긴 117m의 날개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 스트라토론치가 또 한 번 하늘을 날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고(故) 폴 앨런이 세운 스트라토론치 시스템즈는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28분(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항공·우주 기지에서 초대형 비행기 스트라토론치의 두 번째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공중에 떠 있다!”며 스트라토론치의 이륙과 비행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시험 비행에서 스트라토론치는 최고 고도 4267m, 최고 시속 320km로 3시간 14분 비행한 뒤 착륙했다. 지난 2019년 4월 13일 약 2시간 30분동안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비행기 2대를 이어놓은 모습의 스트라토론치는 동체 길이는 72.5m, 날개폭은 117m, 무게는 227t에 달한다. 성인 국제대회가 열리는 축구장의 규격이 길이 100~110m, 폭 64~75m인 점을 감안하면 날개폭이 축구장보다 긴 셈이다. 큰 항공기로 꼽히는 에어버스 A380의 길이는 72.7m, 너비는 79.8m다. 스트라토론치는 모두 6개의 엔진을 사용한다.
스트라토론치는 일반 여객 운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폴 앨런은 2011년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을 공중에서 발사할 목적으로 개발했다. 지상에서 로켓에 우주선과 인공위성을 실어 우주로 쏘아 올리는 현재의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고 날씨와 시·공간 등의 제약을 받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폴 앨런은 이 비행기에 위성을 실은 로켓을 탑재한 뒤 1만 700m 상공에서 우주로 쏘아 올리는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하지만 2018년 폴 앨런이 림프종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회사가 매각되고, 스트라토론치에 인공위성이 아닌 극초음속 항공기를 실어 발사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꿨다. 이에 따라 스트라토론치는 음속보다 최대 5배 이상 빠른 탈론A 등의 이동식 발사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됐다. 스트라토론치 시스템즈는 오는 2023년에 극초음속 비행기를 스트라토론치에 싣고 비행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