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무실을 전면 폐쇄하고 재택근무에 착수했던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다시 사무실을 열고 있다. 백신 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근무 체계를 다시 한번 바꾸는 실험에 들어간 것이다.
◇구글은 4월, 페이스북은 5월부터
31일(현지시각) 미 CNBC는 “구글이 4월부터 일부 제한된 인원에 한해 사무실 복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자 오는 8월말까지 전 직원 전면 재택근무를 적용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수그러들자 한발 앞서 이달부터 부분적으로 사무실 근무를 시작하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오는 5월부터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에 있는 본사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있는 사무실을 부분적으로 열고, 전체 인원의 10%를 출근시킬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미국 내 코로나 사태가 현재처럼 완만하게 종식된다면 오는 9월에는 전체 직원의 절반 가량을 사무실로 출근시킬 계획이다.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올 여름부터 일부 직원들이 사무실로 돌아오고, 올 가을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사무실로 출근하게 될 것이라고 아마존은 밝혔다.
우버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더 빠르다. 우버는 지난달 29일부터 샌프란시스코 본사 사무실을 다시 열었다. 현재 전체 수용 규모의 20%가 사무실로 출근한다.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사무실도 지난달 29일부터 문을 열어 일부 직원을 수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 개막
IT 기업들이 다시 사무실을 열고 있지만, 근무 체계가 예전처럼 100% 사무실로 회귀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적다. 코로나로 인한 1년간의 반강제적 원격근무를 통해 사무실 근무와 재택 근무의 장단점이 명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반반씩 섞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를 도입하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근무형태를 6단계로 구분했다. 사무실 폐쇄, 재택근무 강제, 재택근무 권장, 사무실 재오픈 추진, 제한적 오픈, 전면 오픈 등 6단계로 나눠 근무 체계를 유연하게 다루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별도의 신청을 받아 직원들이 1년에 14일 이상 사무실이 아닌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할 예정이다. IT 매체 지디넷은 “사무실이 완전히 재개하더라도 이제 근무 체계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표준”이라고 분석했다.
IT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가 도입되며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지각변동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집과 사무실을 왔다갔다하며 일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는 자유로운 호환성과 함께 보안성을 갖춘 새로운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