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을 떠나 사업 현장에 돌아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투자 유치 등 광폭 행보에 나섰다.

2일 머스크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6억5000만달러(약 8955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기업 가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85억~9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한다. 앞서 지난 4월 뉴럴링크는 5억달러 자금 조달을 목표로 투자 유치에 나섰는데, 실제 모금된 액수는 기존 목표보다 1억5000만달러가 늘어났다.

그래픽=양인성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xAI 역시 신규 자금 조달에 돌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50억달러(약 6조8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이를 통해 xAI의 초거대 데이터센터인 ‘콜로서스’ 구축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xAI는 이어서 대규모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선다. 이에 성공하면 기업 가치는 최대 1200억달러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xAI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말 50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올 3월 X(기업 가치 330억달러)와 합병하고, 추가 투자 유치로 기업 가치가 급증하게 된 것이다. xAI는 이미 기업 가치 1130억달러(약 156조원)를 기준으로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기도 했다. 매각 규모는 3억달러(약 4100억원)에 달한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의 신설 조직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예산 삭감과 공무원 감축을 주도하며 실제로 떠올랐다. 그 사이 본업인 사업을 등한시하면서 테슬라 등이 주가와 실적 하락에 시달렸다. 최근 테슬라 일부 주주는 머스크에게 “주 40시간 이상 회사에서 근무하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의 사업 복귀를 두고 “머스크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벗고 ‘화성을 점령하자’라는 글귀가 쓰인 티셔츠를 입기 시작했다”며 “비즈니스 거물로 되돌아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했다.

테크 업계에선 그동안 머스크의 부재로 내부적으로 사기가 떨어졌던 테슬라·스페이스X도 미뤄뒀던 문제들을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테슬라가 추진하려 했던 ‘저가 전기차’ 신규 모델이 취소된 것에 대해 어떤 보완책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3000만원대의 저가 전기차인 ‘모델2’를 올해 중 내놓겠다고 밝혔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는 모델2 계획이 취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테슬라는 모델2 대신 모델Y의 하위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예전처럼 화려한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주가 부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