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리콘밸리에서 화제를 모으는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동영상이나 사진)이 있다. 주인공은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다.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현지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바닷가에서 1만2000달러(1400만원)짜리 전기 서핑보드를 타는 1분11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손에는 성조기를 들었고, 배경음악으론 올드팝인 존 덴버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즈(Take Me Home, Country Roads)’가 깔렸다. 이 노래는 미 웨스트버지니아주 공식 주가(州歌)다. 저커버그는 영상과 함께 “독립기념일을 축하한다(Happy July 4th!)”는 짧을 글을 올렸다.

서핑보드 위에서 물살을 가르며 성조기를 펄럭이는 저커버그의 영상은 금세 입소문을 탔다. 6일(현지시각) 오후 2시 현재 이 영상 조회수는 308만283회에 달한다. 미 CNN과 CNBC 등은 이를 유행하는 동영상이라고 소개했다.

세계 최대 SNS 업체의 수장이자 미 테크 산업을 대표하는 마크 저커버그의 이 영상은 대체로 “엉뚱하다”는 반응을 낳았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한국의 광복절 만큼의 큰 기념일이지만 물 위에서 서핑보드를 타며 성조기를 흔드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타이타닉과 합성된 저커버그 밈. 침수된 타이타닉 내부를 저커버그가 서핑보드를 타고 돌아다닌다. /트위터 캡처

한 트위터 사용자는 “내가 봤으니 이제 너도 봐라. 미안하다”며 이 영상을 공유했고, 다른 사용자는 “이건 내가 본 것 중 최악”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영상은 밈이 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저커버그의 모습과 영화 타이타닉 장면을 합성해, 저커버그가 침수된 타이타닉 내부를 성조기를 흔들며 돌아다니는 짤(합성 사진)을 만들었다. 서핑하는 저커버그 뒤를 상어가 입을 벌리고 바짝 뒤쫓는 합성 사진도 나왔고, 걸프만 가스관 폭발 사고 사진과 저커버그를 합성한 짤도 탄생했다.

서핑보드를 타는 저커버그를 상어가 쫓아오는 밈. /트위터 캡처

이 영상에 대해 일부에서는 “저커버그가 너무 기분을 냈다”는 반응도 나온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28일 미 연방법원에 제기된 소송에서 한 차례 승리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인수하며 불법적인 시장 독점을 꾀했다고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이 이를 기각하며 페이스북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소식에 페이스북 주가는 상생했고, 이날 페이스북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6일(현지시각)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0.54% 하락했지만, 여전히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넘어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