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미·중 IT 패권에 맞서기 위해 유럽 지역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인공지능(AI) 연구 벨트 구축을 위해 유럽 현지 스타트업 육성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이다.
1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글로벌 벤처캐피털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DST)가 조성한 투자 펀드에 740억원을 출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은 유럽 스타트업이다. 네이버는 지난 4월에도 DST의 투자 펀드에 460억원을 출자한 적이 있어 총 120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IT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사실상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네이버의 ‘AI 연구 벨트’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동남아)을 거쳐 프랑스(유럽)까지를 하나의 연구 네트워크로 묶는 계획을 공개했다. 현지 학계와 스타트업,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AI 인재가 유입되도록 투자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유럽 투자는 AI연구벨트를 주도하고 있는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총괄책임자)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며 “네이버는 최근 글로벌 기술 경쟁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 패권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한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연구벨트를 구축해 제3의 흐름을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최근 유럽 지역 스타트업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투자회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가 운영하는 유럽 스타트업 투자 펀드에 644억을 출자했다. 지난 2017년 6월에는 프랑스 그로노블에 있는 미국 제록스의 AI연구소를 인수해 연구개발(R&D)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의 유럽 AI 연구소를 세웠다. 최근에는 유럽 스타트업 대상 펀드인 ‘K펀드’에 2억 유로(약 2800억원)를 투자해 현지 스타트업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