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과학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뉴스1

국내 영재학교 졸업생들이 과학기술특성화대학보다 종합대학에 더 많이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학생은 고교 입학 이후에도 높은 사교육 의존도를 보이며, 의대 진학으로의 진로 전환도 일부 확인됐다.

28일 서울교육대에서 열린 교육학회에서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이미나 총괄, 이희현 실장 겸 선임연구위원은 ‘영재학교 졸업생을 통해 본 영재교육의 현황과 이슈’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8개 영재학교 졸업생 2091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종합대학 진학률은 60.0%,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진학률은 40.0%로 나타났다. 과학기술특성화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스텍이 해당한다.

특히 2017학년도에 영재학교 1학년으로 입학했던 약 800명의 학생을 추적한 결과, 이들이 2022학년도 기준 가장 많이 다니는 대학은 서울대(28.1%)였다. 이어 KAIST(20.8%), 연세대(11.0%), 고려대(10.0%) 순이었다. 과기특성화대 중 UNIST는 4.3%, 포스텍은 4.1%였다.

또 일부 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은 이공계 중심의 진로에서 벗어나 의약학 계열로 전향했다. 2017학년도 입학생의 경우, 2020학년도에 의약학계열로 진학한 비율은 6.4%였으나, 이듬해인 2021학년도에는 11.2%로 증가해 1년 사이 4.8%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증가했다. 영재학교 1학년 학생의 사교육 참여 비율은 2017학년도에는 73.1%였으나, 2022학년도에는 89.0%로 늘어났다. 연구진은 “입학 이후에도 사교육에 대한 의존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 주요 목적은 내신 성적 향상(78.9%)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반면 관심 분야 탐구는 3.0%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 비율은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