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는 호흡 과정에서 나오는 주요 대사 산물로, 날숨 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 호흡기, 순환기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초저전력 이산화탄소 센서를 마스크 내부에 부착해 실시간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유승협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실시간으로 안정적인 호흡 모니터링이 가능한 저전력, 고속 웨어러블 이산화탄소 센서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Cell)’ 자매지인 `디바이스(Device)’ 온라인판에 지난달 22일 공개됐다.
광화학적 이산화탄소 센서는 형광 분자에서 방출되는 형광의 세기가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감소하는 점을 이용한다. 형광 분자를 이용한 광화학적 이산화탄소 센서는 소형화와 경량화가 가능하지만, 염료 분자가 빛에 의해 변하거나 손상되는 ‘광 열화’로 인해 장시간 안정적인 사용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발광다이오드(LED)와 이를 감싸는 유기 광다이오드로 이루어진 초저전력 이산화탄소 센서를 개발했다. 광다이오드는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소재다. 이 센서는 기존 센서가 수 ㎽(밀리와트)를 소비하는 것과 비교해, 훨씬 낮은 171㎼(마이크로와트)의 전력만으로 작동할 수 있어 에너지 소비를 수십 배 줄일 수 있다.
또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센서에 사용되는 형광 분자의 광 열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광화학적 센서에서 오차가 증가하는 원인을 밝히고, 오차를 줄이는 광학적 설계 방법을 찾아 센서에 적용했다.
개발한 센서는 무게가 0.12g, 두께가 0.7㎜로 가볍고 얇으면서도 유연해 마스크 내부에 부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센서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정확히 측정하고 실시간으로 들숨과 날숨을 구별해 호흡수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기존 센서가 20분 정도밖에 작동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최대 9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고, 형광 필름만 교체하면 센서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유승협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저전력, 고안정성, 유연성 등 우수한 특성을 가져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며 “과탄산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수면 무호흡 등 다양한 질병의 조기 진단에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Device(2025), DOI: https://doi.org/10.1016/j.device.2024.10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