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노 재팬(일본 불매)’ 운동 이후 국내에서 고전했던 일본 제품들이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맥주와 일본 자동차 수입량은 올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났고,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매출도 증가했다.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노 재팬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때 예년의 10분의 1 이하로 급감했던 일본 맥주 수입액은 올해 큰 폭으로 늘었다. 관세청 무역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0만4000달러로 지난해 1월 대비 314.9% 급증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은 노 재팬 전인 2018년에는 7830만달러(약 1017억원)에 달했으나 2019년 3975만6000달러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2020년에는 566만8000달러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해엔 1448만4000달러로 늘었다.
◇ 일본제품 매출 회복세…일본 맥주 수입 315%, 유니클로 매출 21% 증가
일본계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도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1년도(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액은 7043억원으로 전년보다 20.9% 늘었다.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액은 2018년 1조3781억원에서 노 재팬 사태가 불거진 2019년 6298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20년도에는 5824억원까지 줄었다.
일본 차 판매도 늘고 있다. 지난달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고급 세단 렉서스 ES300h는 벤츠 E클래스 차종(E 350)을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2위에 올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렉서스와 도요타가 각각 1344대, 695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149% 뛰었다. 일본 차는 노 재팬 직전인 2018년 국내에서 4만5253대를 판매하며 연간 4만대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19년 3만6651대, 2020년 2만564대로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일 관계가 회복되는 조짐인 데다 노 재팬 불매 분위기도 점점 옅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