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조찬 회담을 갖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일이 긴밀하게 연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밤 9시 50분쯤 도쿄 외곽에 위치한 미군 요코타 기지에 도착, 외무성의 오다와라 기요시 부대신(차관급)의 영접을 받았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직후 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대해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포함한 근해에 낙하한 것은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관한 중대한 문제”라며 “펠로시 의장에게도 중국에 강한 비난과 항의를 전달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일 동맹의 강화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에 필요하며 미국 의회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행동을 통해 대만을 고립시키려 한다”며 “우리와 대만의 우정은 돈독하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망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일은 2015년 5월 이후 7년 만이다.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해 일본 측은 각별히 예우했다. 전날 밤 도착 때는 4선 의원인 외무성 부대신이 활주로에서 대기하다가 공항 영접했다. 기시다 총리와 조찬 회담을 했으며 호소다 히로유키 중의원 의장(국회의장에 해당)도 면담했다.
앞서 펠로시 하원의장의 한국 방문 때는 도착 공항에 한국 측 주요 인사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의전 결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하원 의장과 만나지 않고 전화 통화만 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국 가운데 직접 만나지 않은 유일한 국가 지도자”라며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정치인 중 한 명인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건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