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평양에 침투한 무인기가 한국군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은 28일 소위 ‘평양 침범 무인기’ 사건 배후가 한국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재발 시 도발 원점은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측 주장에는 모순과 오류가 많다. 국방부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19일 평양시 형제산 구역에서 한국군이 운용하는 드론과 같은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벌였다고 한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최종 조사 결과 무인기는 10월 8일 23시 25분 30초 백령도에서 이륙해 공화국 영공에 침범했다”고 했다. 이어 “10월 9일 외무성·국방성 청사 상공 등에서 정치 선동 오물(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것이다.

이 무인기의 비행 조종 프로그램에는 2023년 6월 5일~올해 10월 8일 사이 작성된 238개 비행 계획과 비행 이력이 기록돼 있고, 이 중 10월 8일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비행 이력은 “모두 한국의 영역 내에서 비행한 자료”라고도 했다. 북한은 이 무인기의 비행 계획 경로가 담긴 지도를 그래픽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북한군 발표에 대해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은 “한국군의 정찰용 무인기는 탑재 중량이 수백 그램(소형 카메라 장착 무게)에 불과하다”며 “전단 통을 달고 (평양까지) 430km 왕복 비행이 가능하지도 않고 날개나 동체에 전단 통을 매달면 비행 안정성이 떨어져 평양 왕복 비행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또 북한이 애초 무인기 침투 사실을 알리면서 10월 3·9·10일을 특정해 놓고선 이번에는 10월 8일 전에는 한국에서만 비행한 드론이라고 발표한 것도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주장에 대해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확인해 줄 수도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국방부의 이런 반응 이후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서울 상공에서 정체불명 무인기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하고 우리 군부나 개별 단체가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하면 서울의 들개 무리들이 어떻게 짖어댈지 딱 한 번은 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