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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환경 성명 캡처

우렁찬 황소 같은 엔진 소리, 카리스마 내뿜는 외모를 자랑하는 수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자동차만 만드는 게 아닙니다. 지난 2022년 람보르기니가 내놓은 ‘람보르기니 환경 성명’을 보면, 람보르기니는 양봉 사업을 통해 ‘람보르기니표 벌꿀’도 생산합니다. 양봉 사업으로 얻은 꿀은 해마다 직원들한테 나눠준다고 하니 돈 벌자는 목적으로 꿀벌을 키우는 건 아닌 듯합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꿀벌이나 밀랍 등을 관찰해 해당 지역의 환경 모니터링에 일조한다는 차원이란 게 람보르기니 설명입니다. 배기 가스를 내뿜는 수퍼카만 만드는 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신경 쓴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이 벌꿀이었던 셈입니다.

이전 기업들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이윤 극대화를 목적으로 기업 경영을 했지만, ESG 경영이란 개념이 태동하며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고려하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 것이란 믿음이 확산했습니다. 문제는 이 ESG 열풍이 온갖 정치색에 찌들고, 원전과 방산주에 대한 논란까지 가해져 역풍을 맞았다는 겁니다. 특히 올해는 미국 대선까지 겹치며 환경 오염 방지나 성별·인종 다양성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ESG를 둘러싼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사이 정치 싸움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에 ESG 경영을 마치 ‘숭배의 대상’처럼 삼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게 이번 주 위클리비즈 커버 스토리의 주 내용입니다.

하지만 세파에 찌들었다고 “ESG가 한물 갔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입니다. 마치 ‘표지갈이’하듯 ESG란 용어 자체는 사그라들거나 또 다른 세 글자짜리 영어 단어로 바뀔 수 있겠지만, 사회·환경적 가치 등을 중시하는 알맹이는 계속될 것이란 얘깁니다. ESG 경영이 각종 역풍을 뚫고 심폐 소생할지, 껍데기를 새롭게 갈아 끼울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위기가 진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쓴 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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