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 치 물가 상승률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8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6~7월 두 달 연속 6%대로 치솟은 물가 상승세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3%로, 7월(4.7%)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율이 전월보다 하락한 건 작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7월 기대인플레율은 2008년 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였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글로벌 물가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나오고, 올해 하반기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가 나온 것이 영향을 준 것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가가 소폭 하락한 영향도 반영됐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8이었다. 7월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 내리 하락하다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2021년)를 100으로 보고, 그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긍정적이고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가 100을 밑돌고 있어 경기 전망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지만 소비 심리가 지난달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집값 전망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7월보다 6포인트 내려간 76이었다. 2013년 이 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80 이하로 내려간 것이다. 이 지수 역시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올해 5월만 해도 111이었지만 6월에 98, 7월 82로 떨어지면서 이달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국적인 주택 매매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고,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져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