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테니스'호크아이' … 카메라 6대로 라인 판독 ② 태권도'전자호구' … 센서 부착 발과 연결'점수' |
배구-농구-야구'비디오 판정'…정확성은 ↓ |
축구를 제외한 타 종목에서는 판정에 비디오카메라 등의 첨단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심판의 눈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 중 가장 각광받는 것은 테니스에서 쓰이는 라인 판독 기술인 '호크 아이'다. 2001년 영국에서 개발된 호크 아이 기술은 테니스에만 있는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은 당구, 크리켓에서도 응용되고 있다.
호크 아이는 테니스 코트에 설치된 카메라 6대로 라인 근처에 떨어진 공을 면밀히 촬영한다. 개발사에 따르면 호크 아이 카메라는 볼의 궤적을 정확히 추적하기 위해 1초당 60프레임의 속도로 볼을 찍는다. 때문에 볼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찌그러지면서 라인에 닿았는지까지 자세히 살필 수가 있다. 오차 범위는 3밀리미터로, 사람의 눈으로는 가려내기 어려운 판정도 해낸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2005년 호크 아이를 처음으로 테스트한 데 이어, 2006년 US오픈부터 정식으로 도입했다.
호크 아이 도입 전에는 샷이 라인 밖으로 나갔는지 여부를 전적으로 주심이 판단했다. 하지만 이제 선수들은 판정이 미심쩍으면 '챌린지'를 요청해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다. 비디오 판독을 하면 호크 아이는 공이 라인에 떨어졌을 때 어떤 모양이었는지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해 보여준다.
이 기술 도입으로 테니스에서는 판정 시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는 호크 아이에 대해 "이 기술이 생겨난 것은 모든 테니스 선수들에게 기쁜 일"이라고 평했다. 물론 일부 선수들은 "못 믿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고, 실제로 호크 아이가 육안으로 봤을 때 아웃된 볼을 '인'이라고 판정한 경우도 드물게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호크 아이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쓸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버려두는 것은 불공평하다. 축구에서 오심의 확률은 지나치게 높고, 기술만이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고, 스티브 브루스 위건 감독도 "호크 아이는 축구에 도움이 될 멋진 기술"이라며 거든 바 있다.
모든 국제대회에서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고 있는 테니스와 달리 국내 프로리그에서만 비디오 판독을 하는 종목도 있다. 바로 프로배구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끊이지 않는 판정 시비를 줄이고자 정규리그에서 팀당 한 경기에 한 번, 포스트시즌에는 두 번까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2008~2009 시즌 동안 총 182차례의 비디오 판독 요청이 있었고, 심판 판정을 그대로 수용한 경우가 40.7%(74건), 오심으로 밝혀져 판정이 번복된 경우가 48.4%(88건)였다.
수치에서 드러나듯 기술로 인간의 눈을 보완한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한국 프로배구에서의 비디오 판독은 테니스의 호크 아이처럼 전문적인 기술이 아니라 방송 중계화면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배구 코트에 17~21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지만 필요한 화면을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2008~2009 시즌에 카메라가 화면을 포착하지 못해 비디오 판독 불가가 선언된 경우도 전체의 10.4%(19건)에 달했다. 프로배구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외에 농구에서도 버저비터 성공 여부를 가리기 위해 비디오 판독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야구도 스트라이크존과 세이프 판정 등에선 심판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지만, 파울인지 홈런인지가 모호할 때는 비디오 판독을 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오래 전부터 홈런 여부를 비디오 판독으로 가렸고, 일본 프로야구도 내년부터는 비디오 판독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아이스하키, 미식축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비디오 판독이 쓰이고 있다.
구기종목 이외에는 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던 태권도가 전자 호구 도입으로 논란 줄이기 시도를 했다. 선수의 가슴과 배를 감싸는 전자 호구에는 센서가 부착돼 있는데, 상대 선수의 발등에 있는 센서가 전자 호구 센서에 일정 강도 이상의 타격을 가하면 점수가 올라가는 원리다. 전자 호구 도입으로 심판의 눈에만 맡겼던 공격 성공 여부를 보다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