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규택 총선백서특위 위원, 이철규 의원, 조정훈 총선백서특위 위원장, 정영환 전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부에서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총선 백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총선 백서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론을 강조해 그의 전당대회 출마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작성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는 17일 총선 공천 평가를 위한 회의를 열었는데, 참석 대상인 당시 공천관리위원(위원장 포함) 10명 가운데 7명이 불참했다. 당 외부 출신 공관위원 6명은 전원 불참했고 그중 일부는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기 싫다”는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공천 당시 사무총장으로 당연직 공관위원이었던 장동혁 의원은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과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는 정영환 전 공관위원장과 현역 의원인 이철규·이종성 전 공관위원 3명이 참석했다.

신지호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의사가 있는 걸로 밝혀지는데, 백서 발간을 동시에 해선 안 된다”며 “사실상 한동훈 재등판을 막기 위한 백서 발간 아니냐. 정당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백서 작업은 이쯤에서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조정훈 의원은 이날 “(총선 패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둘 다 책임 있다. (백서 발간에) 특정한 의도성은 없다”면서 예정대로 총선백서를 발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차기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박상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정훈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하고 싶다면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직을 사임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백서 편향성 논란은 결국 한 전 위원장의 등판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전당대회 구도와 연계된 문제”라며 “총선백서가 패배 책임자로 누구를 지목하느냐에 따라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백서 작성 과정 하나하나에 당내 인사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