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언급하기 꺼려하던 대기업들도 이젠 직원들의 정신 건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정신적인 문제를 앓게 되면 기업 전반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죠.”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한 에이프릴 고(한국명 고연진) 스프링헬스 대표는 코로나를 계기로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정신 건강 관리 서비스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고 대표는 지난 2016년 맞춤형 정신 건강 헬스 케어 업체 스프링헬스를 창업했고, 작년 스프링헬스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에 등극하며 ‘최연소 여성 유니콘 기업 CEO’가 됐다. 현재 스프링헬스의 기업 가치는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이른다. 설문과 상담으로 확보한 사용자의 정신 건강 상태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명상, 온라인 인지 행동 치료, 오프라인 상담, 운동 요법 같은 치료법을 제공해준다.
이날 고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눔의 정세주 대표와 정신 건강 관리 서비스의 앞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눔은 생활 습관을 관리해주고 체중 감량을 도와주는 서비스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헬스 분야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정신 질환에 대한 부정적 낙인은 옅어지고, 오히려 정신 건강을 체크하는 게 중요한 일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고 대표는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매칭 서비스는 과거 혁신적으로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표준적인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의사나 상담사 등과 빠르게 연결받기를 원하고 있고, 기업들도 직원들이 정신 건강을 관리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가성비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모 세대가 자녀의 정신 건강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한 변화이다. 고 대표는 “자녀들이 소셜미디어에 빠져들고 온라인 괴롭힘에 노출되는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심리 상담 등을 찾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