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도 다리 아픈 환자도 이제 못 걸어다닐 곳이 없어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서울 스마트 라이프위크(SLW)’ 박람회장. 다리에 ‘근력 보조 로봇’을 장착하고 계단을 올랐는데 마치 평지를 걷는 것 같았다. 허벅지를 감싼 로봇 팔이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해 밀어주기 때문이다. 이 로봇의 이름은 ‘문워크’. 중력이 약한 달을 걷는 것처럼 편하다는 뜻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했다.
SLW는 서울시가 올해 처음 여는 기술 박람회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를 본떠 만든 것이다. 코엑스 두 개 관에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외 147개 기업이 부스를 열었다.
올해 슬로건은 ‘사람 중심의 기술, 더 나은 삶으로 연결하다’. 문워크처럼 사람들의 일상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첨단 제품이 모였다.
박람회장에서는 ‘자율주행 유모차’도 체험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기술을 유모차에 접목한 것이다. 힘들게 유모차를 밀지 않아도 알아서 보호자를 졸졸 따라온다.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멈춰 선다. 김동호 세이프웨이 대표는 “아이 키우는 엄마·아빠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청력이 나쁜 사람을 위한 ‘보청기 앱’도 써볼 수 있다. 이어폰을 낀 뒤 스마트폰을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면 보청기처럼 상대방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주변 소음을 제거하고 상대방 목소리만 잡아내는 기술을 활용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SLW는 사람을 위한 기술 박람회”라며 “앞으로 매년 규모를 키워 세계적인 박람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번 박람회는 12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