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지난달 무역수지가 2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1일 밝혔다.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다. 적자 폭은 3월(-1억1000만달러)보다 훨씬 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은 148억1000만달러로, 작년 4월(77억2000만달러)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 들어 4월까지 무역수지 누적 적자는 66억달러로, 2008년 1~4월(-70억1854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수출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무역수지를 개선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 정세 불안정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월에도 수출은 증가했지만 수입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12.6% 증가한 576억9000만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03억5000만달러였다.
당초 정부는 기온이 오르는 4월에는 에너지 수입 물량이 1∼3월보다 줄어 수입액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 증가세가 계속됐다. 4월 원유 수입액은 1년 전에 비해 13억2000만달러 늘었다.
농산물 수입액도 역대 최고치인 3월(24억5000만달러)에 근접한 24억1000만달러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심화, 북미·아르헨티나 지역 가뭄, 중국의 주요 도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파종 차질 등 세계 주요 곡창지대에서 발생한 동시다발적 악재로 밀, 옥수수 등의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무역수지 적자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