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보>(71~79)=강동윤은 이번 LG배 국내 예선 결승서 패해 탈락했고, 조한승은 최정에게 대역전승을 거두고 본선에 올라왔다. 하지만 와일드카드로 ‘부활’한 강동윤은 본선서 조한승 박정환을 연파하고 8강 대열에 올라있다. 예선 결승서 강동윤을 울렸던 박하민은 본선 첫판서 패배, 대진표에서 사라졌다. 한 치 앞 운명도 장담할 수 없는 곳이 승부의 세계다.
백 △가 전보 마지막 수. 흑으로선 광활한 우상변 세력권을 통째로 지키느냐, 폐허로 만드느냐가 걸린 순간이다. 조한승은 16분 30초의 장고를 거쳐 71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 수는 검토진에게 일제히 무기력한 수로 규탄받았다. ‘가’로 늘어 퇴로를 완전 차단하고 우변 백돌들의 생사에 승부를 걸어야 했다는 것. 71로 인해 우변에 산재한 백돌들의 운신이 편해졌다.
72는 강수. 이 수가 성립하는 것은 74, 76이 백의 선수 권리이기 때문이다. 흑도 안형(眼形)의 급소인 73에 두어 버텨 보지만 78에 차단당하고 보니 거꾸로 활로가 막혔다. 흑백 간 공수(攻守)의 역할이 바뀌는 순간이다. 참고도는 79 이후의 예상 그림. 14에 이르면 흑이 완전 망한 결말이다. 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는 듯 조한승은 79로 꼬부려 변화를 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