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농가./뉴스1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이 4776만원으로 전년(4503만원) 대비 6.1% 늘었다고 통계청이 28일 발표했습니다.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농가 소득은 농업 소득과 농업외 소득, 이전 소득, 비경상소득을 합친 것인데, 지난해에는 모든 분야에서 소득이 늘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 통계를 볼 때 한 가지 유념할 점이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1인 농가들의 상황이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촌 1인 가구는 전 농가의 20% 정도입니다. 1인 가구를 반영할 경우 평균 소득은 낮아지게 됩니다. 실제로 통계청이 2018년 4분기 가계 소득을 조사했을 때 2인 가구 이상의 1분위(하위 20%)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줄어들었는데, 1인 가구를 포함했더니 감소율이 21.3%로 더 커졌습니다.

통계청이 1인 농가를 조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조사 대상인 전국 표본 농가 3000가구 중에 1인 가구 100가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농가 평균 소득을 계산할 때는 1인 가구를 제외하고 2인 이상인 2900가구만 대상으로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합니다. 통계청이 처음 이 조사를 시작했던 1962년엔 농촌에 1인 가구란 게 없었다고 합니다. 1인 농가가 표본에 포함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입니다. 그런데 특정 시점부터 1인 농가를 포함할 경우 표본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이전 통계와 비교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시계열 단절 문제 때문에 1인 가구는 빼고 통계를 내고 있다”며 “현재 표본 설계를 다시 하는 중으로 2~3년 안에 1인 농가도 반영한 통계를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계는 실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정책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입니다. 일관성과 비교 가능성을 높이려면 통계 기준을 자주 변경하는 것은 분명 삼가야 합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세태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려면 객관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사 방식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2~3년 안에 1인 농가 소득을 반영하겠다는 통계청의 계획이 만시지탄(晩時之歎·시기가 지나 기회를 잃고 탄식함)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