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은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어버이의 은혜를 되새기는 어버이날이었어요. ‘자식이 자란 후에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효성’을 이르는 말로 ‘반포’ 또는 ‘반포지효(反哺之孝)’ 라는 말을 쓰지요. ‘반포지효’ 대신 쓸 수 있는 순우리말로 ‘안갚음’이 있음을 알고 있나요?
‘자식이 커서 부모를 봉양하는 일’, 즉 효도를 뜻하는 말이 바로 ‘안갚음’입니다. ‘안갚음’의 상대어는 ‘안받음’인데, 이는 ‘자식이나 새끼에게 베푼 은혜에 대하여 안갚음을 받는 일’을 뜻합니다. ‘안갚음’ ‘안받음’에서 ‘안’ 은 마음속이나 가슴속을 의미합니다.
‘안갚음’을 발음과 글자 형태가 비슷한 ‘앙갚음’의 오자(誤字)라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앙갚음’은 ‘남에게 해를 받은 만큼 저도 그에게 해를 다시 줌’이라는 뜻이랍니다. 어버이날이 포함된 가정의 달을 맞아 ‘앙갚음’과 뜻이 천양지차인 ‘안갚음’을 기억하고, 늘 안갚음하는 자녀, 늘 안받음하는 부모가 되면 참 좋겠지요?
<예문>
- 떨어져 사는 부모님께 자주 전화하는 것도 안갚음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했으니 나도 이제 안갚음할 나이가 됐다.
- 부모에게 부귀영화를 누리게 한들 자녀의 진심이 따르지 않으면 안갚음이라 할 수 없다.
- 함무라비 법전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남에게 해를 당했을 때 앙갚음하는 것이 용인된 사회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 그동안 받아왔던 모욕감을 앙갚음하고 싶었는데, 사랑을 실천하라는 할아버지 말씀 때문에 꾹 참았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