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루기는커녕 분열과 갈등만 키우고 있다.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협의회(교추협)가 지난달 조전혁 전 의원을 후보로 결정했지만,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차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이와는 별도로 보수 성향 교육 단체인 ‘서울교육 리디자인 본부’는 11일 조영달 서울대 교수를 후보자로 선정했다. 교추협 단일화 과정에서 사퇴한 박선영 전 의원도 2차 단일화를 전제로 다시 나설 뜻을 내비쳤다. 반면 친전교조 좌파 진영에서는 조희연 현 서울교육감이 3선에 도전할 예정인 가운데 단일화 시도가 진행 중이고 전례로 보아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높다.

2018년 선거에서 당선된 전국 시도 교육감 17명 가운데 14명이 좌파 성향이었다. 이 좌파 교육감들은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재출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파 진영은 단일화를 해도 선거 결과를 장담키 어렵다. 게다가 교육감 선거는 유권자들이 후보들이 누군지도 잘 모르고 투표장으로 가는 대표적인 ‘깜깜이 선거’다. 우파 후보들은 공약도 혁신학교 폐지, 자사고·외고 존치 등으로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파 후보는 난립하고 좌파 후보는 단일화할 경우 좌파의 승리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도 우파 후보들이 2014년과 2018년에 이어 또다시 분열의 길로 가려고 한다.

교추협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박선영·조영달 예비 후보가 허위 사실 유포 등으로 서울교육감 선거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재단일화 논의를 거부한 것이다. 앞으로 여러 꼴불견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 우파 교육감 후보들의 근본 문제는 교육 정상화가 아니라 자신의 출세를 우선시한다는 점이다. ‘내가 안 될 바엔 너도 못 되게 하겠다’는 심보도 갖고 있다. 이들이 교육감을 하겠다지만 보이는 행태 자체가 비교육적이다.

지난 8년 동안 친전교조 교육감 체제의 교육 현장에서 학력 평가도 제대로 치러지지 못하면서 학생들 학력 수준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자리 욕심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생각하는 교육자라면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부터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