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왼쪽) 후보가 배우자와 함께 광교1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수원 영통구 매탄동, 원천동과 광교신도시 등 수원정 지역구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은 “여당에 대한 민심이 안 좋은 건 맞는 것 같다”면서도 “후보들의 개인적 논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는 ‘이화여대생 미군 성상납’ ‘박정희 위안부 성관계’ 등 과거 부적절한 발언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감쌌다가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원천동에서 속옷 가게를 하는 엄찬용(73)씨는 “현 정권을 밀어주기로 했다. 지역사회를 살릴 만한 사람이 당선됐으면 한다”며 “이수정 후보가 지역 현안에 대해 아는 게 많은 것 같고, 김준혁 후보에 대한 말이 워낙 많은 것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매탄동에 35년 거주했다는 한 식품점 사장은 김 후보가 막말에 대해 사과한 것을 두고 “사과한다고 다 해결되느냐”며 “애당초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했다.

매탄동 시장 상인 김모(69)씨는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이면 말을 조심히 했어야 한다”며 “왜 (야당) 여성들은 가만있느냐”고 했다. 그는 또 “이 후보가 우리 시장에만 세 번이나 왔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한 30대 직장인은 “원래 민주당에 투표하려 했는데, 김 후보 논란을 보고 막판까지 고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김 후보는 장점이 뭔지 모르겠다” “주민을 ‘개떡’으로 보느냐”는 말도 나왔다.

국민의힘 이수정(오른쪽) 후보도 같은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를 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 후보 논란보단 윤석열 정권에 대한 평가나 당 선호도에 따라 투표했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아침 일찍 사전 투표를 하고 왔다는 한 상인은 “개별 유권자가 후보에 대해 세세히 알긴 어렵다”며 “당 지도자를 보고 누가 더 나은지 생각해서 찍었다”고 했다. 광교에 사는 직장인 김모(31)씨는 “후보 논란보단 결국 대통령과 당을 보게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보단 자기가 밀고 나가는 정책만 보는 것 같고, 김건희 여사나 독일 순방 취소 논란 등도 있어서 ‘파란당’을 찍었다”고 했다.

양당 후보에게 모두 아쉬움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원천동 주민 오모(47)씨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지보다는 서로 트집만 잡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왔다는 박모(54)씨는 “논란이 덜하고 중도적인 후보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쉽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상점가를 걸어 다니며 ‘골목길 유세’를 했다. 김 후보는 도보 위주로 조용한 유세를 하고 있는데, 각종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광교호수공원과 영통고가 등에서 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아동전문병원 유치, 소각장 이전 등 지역 공약 위주로 내세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