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은 그의 커리어 내내 그런 예측을 해 왔습니다. 그 예측들 중에 맞았던 게 하나도 없어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1일 CBS에 출연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를 겨냥해 한 말이다. 다이먼은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때문에) 채권 시장에 균열이 생긴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연방 정부 부채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없으면 심판이 불가피하다”며 “6개월 후가 될지 6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월가 대통령’으로 불리는 다이먼의 경고를 베선트 장관은 잘못된 예측으로 일축한 것이다.
하지만 다이먼 혼자만 미국 부채 위기를 경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 기준 미국 연방 정부 부채는 GDP(국내총생산)의 97.8%에 달한다. 10년 전보다 약 2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미 연방 정부 부채가 GDP를 넘어선 경우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1790년 이후 1946년(106.1%) 단 한 차례뿐이었다. 당시 2차 대전 후폭풍 때문이었다.
CBO는 미국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29년에 107.2%로 종전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시나 경제 위기가 아닌 상황에서도 부채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지난 20년 동안 세수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달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강등한 이유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감세안은 부채 위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미 의회 합동조세위원회는 감세안이 향후 10년간 미 연방 정부 재정 적자를 2조5000억달러(약 3400조원) 이상 늘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연방 정부 지출 효율화 작업을 주도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CBS 인터뷰에서 감세안을 두고 “대규모 지출 법안”이라며 “비용 절감 노력에 역행하는 실망스러운 조치”라고 비판했다.
베선트도 미국 부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인정했다. 그는 “미국은 결코 채무불이행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구에 빗대 “우리는 워닝 트랙(야구장의 외야 끝부분)까지 가 있지만, 결코 외야 펜스에 부딪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