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출석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대장동 사건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넥타이를 매만지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론’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연임론’이 모락모락 나오고 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당내 갈등에도 총선 압승을 이끌었고, ‘윤석열 정부 심판’ 기조를 흔들림 없이 끌어가기 위해서도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맥락에서다. 민주당 당대표의 연임은 전례가 없는 일인 데다 ‘방탄 시즌2′라는 비판이 예상되지만, 왜소해진 비주류 진영에서 제동을 걸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새 지도부를 뽑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다.

친명계 중진 정성호 의원은 1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당대표 연임설’에 대해 “나쁜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확실히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금은 야당 다수당이 돼 더 책임이 무겁다”며 “연임 제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당헌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자도 전날 “(이 대표가) 연임하는 게 맞다”며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하고 그 리더십에 이번 총선의 승리를 가져다 줬다. 본인이 원한다고 하면 당대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은 2022년 대선과 전당대회, 이번 총선을 거치며 당의 체질 자체가 완전히 ‘친명당’으로 바뀐 것으로 평가된다. 당 관계자는 “압도적인 ‘이재명 원톱’ 구조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연임의 의지만 있다고 하면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우원식·정청래·박찬대 의원 등도 모두 친명으로 분류된다. 누가 되든 ‘친명 적자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야권 전체적으로는 조국혁신당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추대로 한번 더 하는 쪽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그는 “(조국혁신당 약진으로) 야권에도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 자칫하면 야권 지지층의 분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로서는 당대표를 다시 해서 확실한 리더십을 갖고 이 문제를 풀어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 민주당’ 대 ‘친문 조국혁신당’으로 야권이 갈라지고, 조 대표가 대선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 등을 차단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려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날 조국혁신당 당선인 12명을 만나 “정권 심판 바람을 일으켰고 범야권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했다.

친명 진영은 이미 조 대표에 대한 견제에 들어간 모습이다. 일부 친명 인사들은 조국혁신당의 영입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명계 의원은 “차기를 두고 이·조 대표가 경쟁할 가능성이 큰데, 야권은 무조건 이재명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총선 과정에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공약했지만, 조국혁신당이 12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이 공약 실천을 위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반면 당내 비주류로 전락한 친문계 일각에서는 조국혁신당에 합류하자는 논의가 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정당’인 조국혁신당은 지역구가 무주공산인 상황인 만큼 시·구의원 등 기존 조직을 이끌고 옮겨가 민주당과 경쟁 구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최재성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관계,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관계도 앞으로 봐야 될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