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인 HBM(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 메모리)이 대표적이다. HBM은 여러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HBM 최신 세대인 HBM3는 초당 819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차세대 D램 HBM은 AI 시대 빅데이터 처리에 최적인 제품으로, 초고속 AI 반도체 시장의 새 장을 열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그간 데이터 저장은 메모리 반도체가, 사람의 뇌와 같은 연산은 비메모리 반도체인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담당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연산과 저장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PIM(Processing-In-Memory) 개발에 성공했다. PIM은 데이터 이동 과정을 최소화해 AI 연산과 빅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이동 정체 문제를 풀 수 있는 기술이다.
SK하이닉스는 PIM이 적용된 첫 제품인 ‘GDDR6-AiM(Accelerator in Memory)’ 시제품을 지난해 개발했다. 이 제품은 초당 16기가비트(Gbps)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GDDR6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더했다. 일반 D램 대신 이 제품을 CPU, GPU와 함께 탑재하면 특정 연산의 경우 속도가 최대 16배까지 빨라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제품은 머신러닝(기계학습), 고성능 컴퓨팅, 빅데이터의 연산과 저장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 선도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 모바일과 클라우드 메모리 양대 시장에서 위상을 견고히 하고, 오토모티브와 AI 고객을 확보해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