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선에서 ‘족집게’로 불릴 정도로 정확성을 보였던 지상파 방송 3사의 선거 출구 조사가 이번 6·3대선에서는 실제 개표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 조사에 잡히지 않는 사전 투표가 역대 둘째로 높았던 데다가 보수층이 출구 조사에 소극적으로 응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투표가 종료된 3일 오후 8시 발표한 공동 출구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이재명 대통령이 51.7%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39.3%,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7.7%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발표했다. 이재명·김문수 후보의 예상 득표율 격차는 12.4%포인트(p)였다.

하지만 최종 개표 결과 이재명 대통령은 49.42%, 김 후보는 41.15%를 득표했다. 이 대통령은 출구조사 결과보다 득표율이 2.28%p 낮았고 김 후보는 1.85%p 높았다. 두 후보 격차는 8.27%p로 출구조사 격차보다 4.13%p 줄었다.

이번 출구 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에 이례적으로 차이가 발생한 원인을 두고는 보수층 유권자에 대한 조사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투표장에서 김문수 후보를 찍고도 조사원과 대면으로 진행되는 출구 조사에서 대답을 회피했거나 실제 투표한 것과 다르게 대답한 유권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보수 후보 지지 의사를 다른 사람에게 밝히기를 꺼리는 사람이 꽤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사전 투표율이 34.74%로 역대 둘째로 높았던 것도 출구 조사 정확성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사전 투표는 출구 조사 회사에서 사후에 보정해 계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대선에서 지상파 출구 조사는 정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2년 20대 대선 출구 조사 결과 윤석열 후보 48.4%, 이재명 후보 47.8%로 예측됐고 실제 결과는 이와 거의 유사한 48.56%, 47.83%로 집계됐다. 19대 대선에서도 출구 조사 예측치는 문재인 후보 41.4%, 홍준표 후보 23.3%, 안철수 후보 21.8%였는데 개표 결과 문재인 41.1%, 홍준표 24.0%, 안철수 21.4%로 출구 조사와 비슷했다. 18대 대선에서도 출구 조사 결과 박근혜 후보 50.1%, 문재인 후보 48.9%로 예측됐는데 두 사람은 실제로도 51.55%, 48.02% 득표율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