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보>(18~31)=본선행 티켓을 걸고 마주 앉기까지 두 기사는 각각 4연승을 달려왔다. 설현준은 김현찬·김영광·서중휘에 이어 신예 강자 김승구를 돌려세웠다. 또 한상조는 나현을 시작으로 박종훈·유창주·이승준을 따돌렸다. 말이 쉬워 4연승이지 산술적으론 6% 남짓한 확률이다. 본선에서도 16강부터 출발해 4연승이면 우승권에 근접한다. 물론 난도(難度)는 전혀 다르겠지만.

흑이 18로 느는 수를 외면하고 우하귀를 굳힌 이상 백도 18, 20은 당연한 대응. 현실적으로 반상(盤上) 최대처이기도 하다. 21은 백 ‘가’를 예방하는 대세점. 우변이 팽창하자 백은 더 미룰 수 없다는 듯 22로 갈라쳐왔다. 25로 진로를 막자 26으로 기대면서 타개에 나선다.

27로는 ‘나’로 젖혀 참고 1도처럼 둘 수도 있다. 28은 신중한 수. 참고 2도 1이 기세로 보이지만 10까지 선(先) 투자가 너무 크다고 보고 막바로 11에 뛰어들었다. 까다로운 장면에서 뽑아든 흑 29, 31의 카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변 백 다섯 점을 노리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우하귀를 접수하겠다는 속셈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