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해외여행길도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주요 해외여행지 노선의 정기편 운항 재개를 시작했다. 여행사들은 ‘보복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을 대비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에 항공주도 급등했다.
제주항공은 이달 8일, 아시아나 항공은 다음 달부터 인천∼사이판 노선을 운항하겠다고 2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오는 11월부터 인천∼괌 노선 정기편 운항을 목표로 항공권 판매를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괌과 사이판 정부가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자가 격리를 면제하면서 고객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은 인천∼괌 노선 운항 허가를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상태다.
여행 업계도 해외여행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괌·사이판 이외 유럽이나 하와이 등 백신 접종자의 자가 격리가 면제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우선 마련하고 있다. 하나투어·참좋은여행 등은 7월 초부터 출발하는 괌·사이판 여행 상품을 지난 4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올해 추석 연휴부터 일부 여행이 가능한 지역에 전세기를 띄우기로 하고 관련 여행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확진자가 비교적 적었거나 청정 지역 이미지가 있는 북유럽 등의 상품을 준비 중”이라며 “얀센 접종이 시작되면 해외여행이 가능한 사람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본격적인 여행 재개는 정부가 국내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 11월쯤이 될 전망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0월부터는 여행 업계 주소비층인 40·50대도 백신을 맞게 될 것이고 이후부터 여행 산업 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행 상품 출시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사들은 업무 정상화에 돌입했다. 인건비 감축을 위해 주 3일·주 4일 유연 근무를 실시했던 하나투어는 이번 달부터 직원 400명에 한해 주 5일 근무를 시작했다.
항공·여행사 주가도 2일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 주가(3만3650원)는 하루 만에 6.15% 올랐다.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도 6.86% 오른 7만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제주항공(7.43%), 진에어(6.94%), 티웨이항공(21.3%) 등 저비용항공사(LCC) 주가도 동반 급등했다.
여행사 관련주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작년 1월 5만6000원대였다가 두 달 뒤 2만7000원대로 추락했던 하나투어 주가는 2일 9만26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3일부터 2일까지 국내 증시 상장사 주가를 따라가는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상품은 ‘TIGER 여행레저’로 한 달간 수익률은 18.11%였다.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한진칼, 아시아나항공 등이 여행·레저 기업이 편입된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