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 20여 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전체 임금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나라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1일 발표한 ‘근로시간 현황 및 추이 국제 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임금근로자 연간 근로시간은 2001년 2458시간에서 작년 1904시간으로 554시간 단축됐다. 조사 대상 35국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52주로 환산하면, 주당 근로 시간은 47.2시간에서 36.6시간으로 10시간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1767시간에서 1719시간으로 줄어 한국과 격차는 691시간에서 185시간으로 감소했다. 주 5일 근무를 가정하면, 2001년 한국 근로자들은 OECD 평균보다 하루 2.6시간을 더 일했는데, 작년은 0.7시간으로 그 차이가 줄었다. 경총은 “OECD 평균과 우리나라 근로시간 격차는 한국이 장시간 근로 국가라는 근거로 활용됐지만, 지금은 격차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파트타임을 제외한 풀타임 근로자(OECD 기준·주당 30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도 분석했다. 일본처럼 파트타임 근로자(31.6%) 비율이 높은 국가는 총 근로시간이 축소 집계되는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의 풀타임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시간으로, OECD 평균과 약 1시간 차이었다. 2001년 10시간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좁혀진 것이다. 2004년 공공기관 시범 도입으로 시작한 ‘주5일 근무제’가 이후 민간 기업에도 자리잡았고, 2021년 중소기업까지 확대 도입된 1주 최대 52시간제 근무도 영향을 미쳤다.

임금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까지 포함한 ‘풀타임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한국은 2001년 53.7시간에서 작년 43.2시간으로 10.4시간 줄었고, OECD 평균은 같은 기간 42.8시간에서 40.8시간으로 2.0시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